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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전주에 팔 걷고 나선 국민연금…'festina lente'

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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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지니포럼 첫 공동 주최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확실히 행사해서 그런지 사람이 많아요. 평소엔 이 정도로 사람이 많진 않거든요"

국민연금이 처음 기금운용본부 건물에서 '지니포럼'을 열었다. 이틀간 일정을 알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전주 월스트리트'를 꿈꾸는 만성동 일대가 북적였다.

평소에는 점심시간을 보낸 기금운용 직원들만 있었을 거리에 포럼 참가자들이 삼삼오오 더해지면서 활기를 띠었다. 주변 카페에는 주문을 기다리는 손님들 줄이 길게 늘어섰고, 카페 주인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지니포럼은 전북도가 전주를 글로벌 자산운용 중심도시로 키우기 위해 시작한 국제 행사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포럼은 국민연금과 KB금융그룹이 공동 주최자로 동참하면서 의미를 더했다.

제7회 지니포럼 개막식

특히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가 있는 글로벌기금관을 직접 행사장으로 내주고 손님맞이에 나섰다.

효과는 확실했다. 첫날 개막식부터 전북국제금융컨퍼런스(JIFIC), NPS포럼까지 글로벌 금융 전문가들의 통찰력 있는 강연과 패널토론이 이어졌고, 컨퍼런스홀 외부는 쉬는 시간마다 참석자 간 다과를 겸한 네트워킹 공간으로 채워졌다.

김성주 연금 이사장도 개막식에서 환영사를 전한 데 이어 첫날 늦은 오후 마지막 세션이 끝날 때까지 행사장에 내려와 직접 현장을 챙겼다. 전주를 금융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국민연금의 의지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첫째 날에만 국내외 금융권 관계자 100여 명을 포함해 전체 600여명의 참가자가 연금을 방문했다. 해외 인사도 약 20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인원이 전주에서 글로벌 화두인 지정학적 이슈와 자산운용 이슈를 논의했다는 점에서 국민연금은 포럼에서 '세계 3대 연기금'의 힘을 톡톡히 보여줬다.

지니포럼 행사에 맞춰 단장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1층

하지만 국민연금이 전북을 글로벌 자산운용 중심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도 분명했다.

앞서 언급한 기금운용본부 바로 앞 만성동에는 국내외 운용사들이 잇따라 전주 사무소를 차렸다. 연금이 올해부터 기금운용본부 소재지에 거점을 둔 운용사에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가점 1점을 주기로 하면서다.

주요 4대 금융그룹을 비롯한 다수의 운용사가 앞다퉈 전북에 진출한 점은 널리 회자했지만, 막상 현장을 둘러보면 뉴욕 월스트리트를 떠올리기엔 아직 어색했다.

운용사 사무소가 입주한 건물은 편의점과 음식점, 병원 등 일반 상가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고, 건물 앞 거리에서도 근처 주민들이 가끔 지나다닐 뿐 금융사 직원의 왕래를 찾아보긴 어려웠다.

형식적으로 먼저 간판을 걸어두고 가점받기 위한 사무소 정도의 모습이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앞 운용사 사무소가 입주한 만성동 일대

물론 처음 시작부터 완벽할 순 없다. 'festina lente'. 라틴어로 '천천히 서둘러라'는 격언이다. 모순적인 표현이나, 급할수록 신중하게 나아가야 한다는 의미다.

전북을 글로벌 자산운용 중심지로 만드는 일도 마찬가지다. 주변에 현지 운용사 간판을 늘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운용사에 전문 인력이 머물고 투자와 정보 교류가 일어나는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다.

그 과정은 단번에 완성될 수 없다. 연금이 이번 지니포럼에서 보여준 성과가 하나씩 쌓이고, 아쉬운 점을 하나씩 보완해 나갈 때 비로소 목표가 현실이 될 것이다.

마침 같은 날 정부는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기능을 지방으로 분산하고, 각 지역이 자체 경쟁력을 갖춰 자립하는 일은 분명한 국가적 과제다.

빨리 가야 하지만 서두르지는 않는 것. 전주를 금융중심지로 만드는 국민연금의 여정에는 'festina lente'라는 격언이 필요한 이유다.

ybnoh@yna.co.kr

노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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