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일감을 2~3명이"…외주 붕괴 속 '허리층 실종'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과 도입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대졸 사무직 중심의 노동 생태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고도화한 AI가 인간의 데이터 분석과 문서 작성 영역을 파고들면서, 경력 1~3년 차 초·중급 인력의 일자리가 가장 먼저 흔들리는 양상이다.
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상하이과학기술대학교 연구진이 2022년~2026년 주요 채용 플랫폼의 공고 7억건을 추적 분석한 결과, AI 도입에 따른 고용 압박은 월급 5천~8천위안(약 743~1천189달러)을 받는 경력 1~3년 차 초·중급 사무직에 집중됐다. 조직 내 입지가 불안정한 저연차 직원부터 고용 한파의 사정권에 들어섰다는 지적이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AI생성이미지]
올해 1~4월 등록된 채용 공고(4천1만건)에서는 33.2%가 기본 리서치·회계·시각 콘텐츠 제작 등 AI 노출도가 높은 고위험군 직무로 분류됐다. 반면 제조업이나 대면 돌봄, 장비 유지보수 등 현장 육체노동 직군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이러한 흐름은 현장 전문직의 입지를 실질적으로 흔들고 있다. 자문사에서 상장 예정 기업들의 기술과 경쟁사를 분석해 최대 500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던 4년 차 연구원 클레어 장은 최근 권고사직을 당했다. 인사팀은 AI가 데이터 수집과 차트 생성을 단시간에 처리해 더 이상 많은 연구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통보했다.
고객사들이 비싼 외부 리서치 대신 사내 AI로 보고서를 자체 생성하면서 자문 수요 자체가 급감한 탓이다. 그는 가사 정리나 슈퍼마켓 포장 등 단순 노무직으로의 전업을 고려하며 "그런 일자리가 오히려 AI로 대체되기 더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작업 현장에서는 생산성 급증이 곧장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굳어졌다. 시각 콘텐츠 제작 분야에서는 10명이 팀을 이뤄 3개월 이상 진행하던 작업을 소수가 AI를 활용해 1개월 만에 2~3명이 끝내는 사례가 늘었다. AI가 중간 실무를 대체하면서 기업의 인력 육성이 멈췄고, 실무진의 성장 사다리마저 끊겼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글로벌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집계 결과, 지난해 AI 응용 직군(50.8%)과 개발직(15.5%) 채용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PwC는 "AI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직업군일수록 새로운 기술을 더 빠른 속도로 흡수하고 있다"며 "이는 도전 과제인 동시에 새로운 기회"라고 전했다.
jhlee2@yna.co.kr
이재헌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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