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미국·영국 등 주요국이 창업자·지배주주에게 우호적인 제도로 혁신기업을 유치하는 흐름에 맞춰, 국내도 복수의결권 제도를 창업자 재량과 투자자 보호가 조화되도록 재설계해 거래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코스닥 진입 문턱을 낮추려면 심사 역량과 사후관리를 함께 강화하고, 퇴출 정책은 상장폐지 건수보다 자원 재배분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중소기업학회가 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연 제2회 혁신벤처포럼 '모두가 찾는 코스닥'에서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과 영국이 경영자·지배주주 친화적으로 가는 것이 글로벌 트렌드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교수는 "미국의 경우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빅테크 기업이 복수의결권 제도를 갖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상당한 논란 끝에 복수의결권 제도가 도입됐지만 이를 통해 혁신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할 정도에 이르지는 못했고 실제 사용 사례 자체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제도가 작동하려면 두 가지가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복수의결권이 있으면 경영자 해임 가능성이 낮은 만큼 해당 회사의 보통주는 일반 주식보다 낮게 평가하는 게 맞는데,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시장과 증권사가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역량이 있는지가 첫번째다.
두번째는 경영자의 사익 추구 위험이다. 정 교수는 "일반적인 경영 상황에서는 창업자에게 많은 권한을 주되 친인척을 임직원으로 뽑는 것부터 계열사 간 거래까지 이해상충이 있는 내부거래는 일반 기업보다 훨씬 엄격하게 통제하는 방향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코스닥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투자자 보호나 불공정거래에 관해서는 오히려 유가증권시장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상법·자본시장법에 있는 상장회사 특례규정을 거래소 규정으로 옮기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의 차별화가 쉬워진다고도 했다.
우량 중소·벤처기업의 상장 준비와 경로 선택'을 주제로 발제한 강형구 한양대 교수는 기술특례상장의 사후관리를 문제로 짚었다.
강 교수는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79.1%가 추정 실적에 미달했다는 분석을 근거로 "진입 완화는 반드시 평가 역량 확충 및 사후관리 정합화와 결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술·바이오 기업은 연구개발과 인허가 때문에 상장 시점에 이익을 갖추기 어렵다"며 특례 경로는 유지하되 심사를 강화하고 상장 후 자금 용도와 핵심 사업 이탈 여부를 중간 점검하는 절차를 두자고 했다.
복수의결권은 일률적 연장 대신 창업자 최소 지분 유지와 독립적 이사회 감독을 조건으로 존속 기한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최영근 상명대 교수는 코스닥 퇴출 정책의 초점을 상장폐지 건수에서 자원 재배분으로 옮겨야 한다고 했다.
최 교수는 "퇴출 정책의 목표는 상장폐지 건수가 아니라 회생 가능성에 따른 적절한 경로로의 자원 재배분"이라며 "시가총액·동전주 같은 단일 시장가격 지표만으로는 정상기업과 부실기업을 충분히 변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화·인수합병(M&A)·사업재편·질서 있는 이탈·강제퇴출로 경로를 나누고 소액주주 보호를 함께 갖추는 '옥석 가리기형 소프트랜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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