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산리오에 책갈피에다 찹쌀떡까지…콜라보 열풍 부는 유통가

26.09.06.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요즘 유통가에서 가장 잘 팔리는 것은 상품이 아니라 상품에 얹은 이름이다.

편의점 빵에는 출판사 표지가, 화장품 매장에는 캐릭터가, 냉동고에는 성수동 디저트 브랜드가 들어왔다.

◇ 빵은 거들 뿐 진짜는 책갈피

GS25가 출시한 민음사와 협업한 빵 제품

[출처: GS리테일]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는 GS25가 출판사 민음사와 손잡고 내놓은 '문학빵'이 지난달 21일 출시 이후 일주일 만에 20만개 팔렸다. 사흘 만에 5만개, 닷새 만에 10만개를 넘겼고 지난 3일 기준으로는 50만개 가까이 판매됐다.

사람들이 몰린 이유는 빵이 아니었다. 봉지 안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5종과 시집 5종의 표지를 캐릭터로 다시 그린 투명 책갈피가 한 장씩 무작위로 들어 있다.

수집이 시작되자 매대가 비었다. GS25는 점포당 하루 발주량을 한 개로 제한하기도 했다. 재고 확인 애플리케이션에는 대기가 걸렸고, 원하는 표지를 찾아 점포를 옮겨 다니는 이들이 나타났다. 중고 거래 앱에서는 책갈피가 웃돈이 붙어 거래됐다.

출시한 빵 제품은 GS25 빵 카테고리 판매 1·2위에 올랐다. 편의점의 협업 상대가 아이돌과 애니메이션에서 출판사로 넘어온 장면이다.

GS25는 지난 3일에는 생과일 찹쌀떡 브랜드 한정선을 출시하고 당일에만 10만개를 판매했다.

성수동 카페거리에서 시작한 한정선은 한옥을 연상시키는 매장과 함께 '한국적인 디저트'라는 인상을 만들었고, 지금은 백화점 3사에서도 줄서서 먹는 찹쌀떡으로 유명하다.

◇ 헬로키티가 매장 외벽까지 장악한 올리브영

헬로키티 디자인이 적용된 올리브영 매장 디자인

[출처: 올리브영]

CJ[001040]올리브영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0일까지 산리오캐릭터즈와 '올리브영 시티 로그' 캠페인을 진행한다. 헬로키티와 시나모롤 등이 전국 매장에 걸린다.

규모가 지난해와 다르다. 참여 브랜드는 81개로 170% 늘었고 제품은 321종으로 50% 증가했다. 협업 범위도 뷰티에서 웰니스와 라이프스타일까지 넓혔다.

올리브영은 캐릭터를 상품 패키지에만 쓰지 않았다. 전국 12개 지역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따로 만들어 매장 외관과 포토존에 적용했다. 방한 관광객을 겨냥한 한복 헬로키티도 선보였다.

판매 채널은 국내를 넘는다. 올리브영의 글로벌 쇼핑몰 전 권역과 올해 문을 연 미국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협업 제품을 판다.

규모를 키운 근거는 지난해 성적표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7월 산리오캐릭터즈 '태닝 에디션' 캠페인 당시 참여 브랜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 늘었다고 설명했다. 팝업스토어에는 3주간 3만3천명이 다녀갔다.

◇ 할인 대신 콜라보로 시선 끄는 유통가

과거 오프라인 매장의 집객 수단은 초특가 행사였다. 지금은 어떤 지식재산권(IP)과브랜드를 먼저 확보하느냐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가격을 깎으면 마진이 깎이지만 이름을 얹으면 같은 가격에 소장 가치가 붙는다. 소비자는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그 게시물이 다시 매장으로 사람을 부른다.

협업 상대도 넓어졌다. 캐릭터와 아이돌에서 출판사와 지역 디저트 브랜드까지 왔다. 빌려 쓸 이름이 늘어난 만큼 확보 경쟁도 붙었다.

다만 인기 IP일수록 라이선스료가 비싸고, 기획부터 출시까지 걸리는 시간도 짧지 않다.

유통업체들은 다음 이름을 찾고 있다. 매대에 놓을 물건은 비슷해졌고, 남은 차이는 그 위에 무엇을 얹느냐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콜라보 상품들은 SNS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확산하면서 기존 편의점 이용 고객뿐 아니라 해당 브랜드의 팬이나 새로운 고객층의 방문을 유도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협업 상품은 출시 초기부터 높은 관심을 받는 경우가 많아 집객과 매출을 동시에 견인할 수 있는 상품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msbyun@yna.co.kr

변명섭

변명섭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