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최근 가파른 원화 강세로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중 환헤지(H)형 상품의 수익률이 환노출형을 상회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은 막상 손실이 발생한 환노출형으로 대거 유입되고, 수익을 낸 환헤지형에서는 오히려 빠져나가는 엇갈린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6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달 간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지수 및 채권 ETF 중 기초자산이 동일한 환헤지형과 환노출형 12개 상품의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전 종목에서 환헤지형이 환노출형을 5%포인트(p) 가량 웃돌았다.
수익률 격차가 가장 벌어진 종목은 'KODEX 미국S&P500'이다.
헤지형이 2.94% 상승한 반면 노출형은 2.66% 하락하며 5.60%p의 차이를 기록했다. 'KODEX 미국나스닥100'(5.59%p)과 'TIGER 미국나스닥100'(5.57%p), 'RISE 미국S&P500'(5.55%p), 'TIGER 미국S&P500'(5.54%p) 등 주요 대표 지수 상품들도 5%p대 중후반의 격차를 보였다.
채권형 상품에서도 환율이 성과를 갈랐다. 'ACE 미국10년국채액티브'는 헤지형이 마이너스(-) 0.21%, 노출형이 -5.61%를 기록해 5.40%p 차이가 났다.
이런 성과 차이에도 실제 자금 흐름은 정반대 양상을 띠었다. 최근 한 달간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및 순매도 내역을 보면,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한 환노출형으로 자금이 쏠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간 개인 순매수 1위 종목은 'TIGER 미국S&P500'으로 총 6천604억 원이 순유입됐다. 반면 동일 지수를 추종하는 'TIGER 미국S&P500(H)'는 32억 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KODEX 미국나스닥100'(순매수 2위·3천904억 원)과 'KODEX 미국S&P500'(순매수 3위·3천621억 원) 등 노출형 상품이 순매수 최상위권을 휩쓴 반면, 짝을 이루는 헤지형 상품들은 수억~수십억 원대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쏠림 현상의 배경으로 환헤지에 수반되는 비용을 지목한다.
통상 외환(FX)스와프 거래로 이뤄지는 환헤지는 금리가 낮은 통화(원화) 보유자가 금리가 높은 통화(달러) 자산을 헤지할 때 그 금리 차이만큼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지난달 27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인상했으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3.50~3.75%)와는 여전히 0.50~0.75%포인트의 격차가 있다.
최근처럼 원화 강세가 급격히 진행되는 국면에서는 비용을 감내하더라도 헤지형이 유리하지만, 향후 환율이 반등할 경우 헤지 비용 자체가 고스란히 수익률 훼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환노출형 선호는 데이터로도 확인되는 구조적 현상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개인의 해외 ETF 누적 순매수 잔액 중 환헤지 상품 비중은 10.4%에 그쳤다. 채권형은 71.1%에 달했으나 주식형은 2.5%에 불과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대표 지수 상품은 주로 연금 계좌 등을 통해 장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자금이 많다"며 "장기적으로는 환율 변동성이 상쇄되는 데다 달러 자산 보유 효과도 누릴 수 있어,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는 환헤지형보다 환노출형에 대한 선호도가 구조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촬영 안 철 수] 2026.2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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