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금융당국이 이른바 '대출 오픈런'을 해소하기 위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확대하는 대책을 내놓은지 3주가 흘렀지만, 금융소비자들의 체감은 좀처럼 달라지지 않고 있다.
일부 은행이 그동안 막아뒀던 대출 취급 채널을 다시 열었지만, 배정 물량이 단기간에 소진되면서 접수는 또다시 중단됐다. 한도 축소 등 기존에 강화한 관리 조치도 대부분 유지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1일 재개한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와 전세대출 접수를 이틀 만에 다시 중단했다.
대출 물량의 쏠림을 막고 한도를 분산하기 위해 모집인별 신규 취급을 하루 한 건으로 제한했지만, 재개 직후 신청이 몰리면서 배정된 한도가 조기에 소진됐다.
같은 날 모집인을 통한 대출 접수를 재개한 하나은행은 아직 접수를 이어가고 있다.
다른 주요 은행들도 앞서 도입한 가계대출 관리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여전히 주담대 한도를 최대 3억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별도의 영업점별 취급 한도는 두지 않고 있지만, 차주별 한도를 통해 공급 물량을 관리하는 기존 방식을 이어가는 중이다. 우리은행도 영업점별 주택 관련 대출 취급 한도를 월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춘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카카오뱅크는 일별 한도로 대출 취급 규모를 관리 중이다. 비대면 주담대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신청자가 몰리면서 일일 한도가 소진되는 '오픈런'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13일 금융권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 수준으로 높였다. 강도 높은 총량관리로 중도금·잔금대출뿐 아니라 실수요자의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자 대출 공급에 숨통을 틔우겠다는 취지였다. 총량 목표 상향 조정에 따라 '오픈런'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총량 확대는 개별 주택 구입자를 대상으로 한 주담대와 신용대출의 적극적인 공급 확대로 이어지지 않았다. 당국이 늘어난 여력의 상당 부분을 재건축·재개발 이주비와 신축 주택의 중도금·잔금대출 등 주택 공급 관련 자금에 우선 활용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목표치를 이미 넘어선 은행들은 추가로 배정받은 물량으로 종전 초과분부터 흡수해야 한다. 5대 시중은행에 배정된 추가 한도는 2조6천억원 안팎이지만, 지난달 말 기준 이들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기존 연간 목표치를 이미 2조원 이상 웃돈 상태였다. 이에 따라 실제 신규 대출 공급에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은 제한됐다.
은행권은 현재 시행 중인 관리 조치를 유지해야 남은 기간 대출을 공급하면서도 조정된 연간 목표를 맞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리와 부동산시장 여건의 변화로 대출 수요가 둔화하는 흐름이 확인되기 전에는 기존 조치를 적극적으로 완화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지난 2021~2022년에도 총량 목표를 맞추려는 은행들이 대출 취급을 잇달아 제한하면서 대출난이 심화했다. 이후 금리 인상과 부동산 거래 위축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줄자, 은행들은 중단했던 상품을 재개하고 금리와 제한 조치를 낮추며 영업 확대로 돌아섰다.
대출금리는 이미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은행권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 7.17%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0.9% 올랐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책이 나온 시점에도 예상되었다시피 현 수준의 총량 확대로는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제한 조치를 풀기 어렵다"며 "금리 흐름과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수요가 둔화할 때까지는 관리 기조를 유지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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