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액 차환 가능성 낮아, 지주사 대주주의 매각시 주가 하방 압력
신 회장 측 "유동화 가능 자산 많아…대출 만기 부담 없어"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주식을 담보로 빌린 대출 가운데 일부의 만기가 이달 하순으로 임박했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확충 과정에서 활용한 차입금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자금 재조달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선 한미사이언스 대주주인 신 회장의 한미약품 보유 지분 유동화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회장의 주식담보대출과 차입금 중 약 2천800억 원 규모의 만기가 이달 하순에 집중돼 있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주식을 담보로 하나증권에서 빌린 차입금 약 1천362억 원, 한미약품을 담보로 한국증권금융에서 대출한 1천500억 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업계에서는 지난 8월 초 대주주 간 지분 거래 과정에서 활용된 하나증권 자금은 성격상 만기 연장 조건이 상대적으로 까다로울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한미약품 주가가 정체 흐름을 보이면서 담보유지비율(LTV) 여력이 과거 대비 타이트해진 측면이 있다"며 "금융사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 전액을 단순 연장하기보다는 일정 수준의 원금 상환을 전제로 한 조건부 차환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의 주가 흐름 역시 신 회장의 자금 운용 셈법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한미약품은 최근 기술이전 성과 등 호재성 재료에도 주가가 박스권에 갇혀있다.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 약세와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이 맞물렸다.
주가 정체는 담보 가치 관리의 부담을 높이고, 향후 지분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 시 차익을 줄이는 요인이 된다. 특히 담보유지비율이 160% 수준으로 설정된 하나증권 대출 건의 경우, 주가 변동성에 따라 유동성 관리의 필요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신 회장이 해당 대출을 전액 차환한다면 당장 보유 주식을 매각할 이유는 크지 않다. 문제는 금융기관이 차환 규모를 줄이거나 추가 담보를 요구할 경우다.
시장에서 가장 유력하게 거론하는 시나리오가 신 회장이 보유 중인 한미약품 지분(약 7.72%)의 일부를 유동화해 대출금을 정리하는 방안이다.
한미약품 지분을 처분해 차입금을 상환하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를 통한 간접 지배 구조로 거버넌스를 일원화하면서 재무 부담도 덜어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단순한 투자자산과 달리 한미그룹 내 지배력 확대와 직결된 자산이다.
한미약품 주식 약 98만8천597주를 보유하고 있고, 이 중 상당 부분이 주식담보대출 담보로 잡혀있다. 한미약품 담보대출만 2천490억 원에 달하는 만큼 한미약품 지분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유동화 자산으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
예컨대 9월 하순 만기분의 70%만 차환된다고 가정하면 약 859억 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한미약품 주가를 50만 원으로 계산하면 약 17만1천800주를 매각하면 된다. 주가가 낮아질 경우 더 많은 지분을 팔아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차환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극단적인 경우에는 약 2천862억 원을 마련해야 한다. 같은 주가를 적용하면 약 57만2천400주가 필요해 신 회장 개인 보유분의 절반을 넘는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번 9월이 신 회장의 지배력 확대 전략이 실제로 얼마나 지속 가능한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 회장 입장에서는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유지하면서 한미약품 지분을 일부 처분해 차입금을 줄이는 것이 전략적으로는 유리할 수 있다.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각할 경우 최근까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확보한 지배력을 일부 되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한미약품 지분 매각이 현실화할 경우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한미그룹 대주주로서 역할과 책임 측면에서 논란을 낳을 수 있다. 한미약품 지분이 딜레마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시장에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나오는 블록딜 형태가 되면 단기적인 오버행(대량 매물 압박) 우려로 한미약품 주가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 이 경우 사업회사 주주들의 반발이나 불만이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아울러 당초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과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우며 거버넌스 개혁의 축으로 나섰던 신 회장의 입지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대출 상환을 위한 자산 처분으로 받아들여질 경우, 당초 제시했던 명분이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IB)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 지분을 유동화해 차입금을 상환하는 구조가 되면 개인의 지배력 확대 과정에서 발생한 부담을 계열사 자산을 통해 낮추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며 "때문에 신 회장 측에서 한미약품 지분 매각에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 측은 한미그룹 주식 외 자산도 많아, 한미약품 주식을 팔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신 회장은 한미약품 지분 매도하라는 주위의 조언에도 매각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 측 관계자는 "한미그룹 지분 외에도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이 많아 대출 만기 도래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ybyang@yna.co.kr
양용비
yb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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