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KB 4천억 증액…신한도 모집액 2배 넘는 수요 확인
2021년 3%대 발행분 콜옵션 도래…4%대 후반으로 차환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신한금융·우리금융·KB금융·iM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가 최근 실시한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서 일제히 모집액의 두 배가 넘는 수요를 모았다.
제이알글로벌리츠와 중앙그룹 회생 신청 이후 리테일(개인)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회사채 발행이 뜸해진 사이 집행 자금이 쌓인 중앙회와 자산운용사가 그 자리를 채운 결과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AA-)는 지난 4일 2천7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총 5천84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모집액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신한금융지주는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천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수 있도록 한도를 열어뒀다. 모집액 2천700억원은 4.75%에서 채워졌고, 4천억원으로 늘리더라도 4.80%면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지난달 수요예측을 진행한 우리금융지주(AA-)와 KB금융지주(AA-) 역시 모집액의 두 배에 달하는 기관 수요를 모았다.
우리금융지주는 2천700억원 모집에 5천740억원의 주문이 몰려 4천억원으로 증액 발행했고, 발행금리는 4.79%로 결정됐다.
KB금융지주도 2천700억원 모집에 5천200억원의 주문을 받아 발행 규모를 4천억원으로 늘렸다. 모집액 기준 4.82%에서 주문이 채워졌고, 증액분까지 반영한 금리는 4.85%로 파악된다.
iM금융지주(AA-)도 지난 3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 1천억원의 두 배가 넘는 2천250억원의 주문을 확보했다. 다만 증액 없이 1천억원만 발행하기로 했고, 금리는 공모희망금리 밴드(4.50~5.10%) 상단에 가까운 5.08%로 정해졌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지난 7월 이사회에서 최대 4천억원 한도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의한 바 있다.
이처럼 금융지주의 신종자본증권에 준수한 기관 수요가 채워진 배경으로 업계는 기관의 집행 수요를 꼽고 있다. 개인 참여가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도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관 자금이 우량 자본성증권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리테일 수요가 많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회사채를 비롯한 채권 발행 자체가 줄어들면서 중앙회나 자산운용사처럼 자금을 집행해야 하는 곳의 수요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식시장이 부진해지면서 채권형 펀드에도 자금이 다시 들어가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금융지주들이 3%대 중후반에 조달했던 물량을 4%대 후반으로 갈아타면서까지 발행을 이어가는 것은 이번 가을에 몰린 콜옵션 때문이다. 우리·KB·iM 금융지주 세 곳 모두 2021년 9~10월에 3%대 중후반으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행사 시점이 도래했다.
우리금융은 4천억원 중 2천억원을 다음달 14일 콜옵션이 도래하는 신종자본증권(3.60%) 상환에 쓰고 나머지 2천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잡았다. KB금융은 4천억원 전액을 다음달 8일 콜옵션이 도래하는 2천9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3.57%)과 같은 달 31일 만기인 선순위채(3.30%) 1천910억원을 상환하기로 했다.
iM금융도 오는 15일 콜옵션이 도래하는 신종자본증권(3.70%) 1천억원을 갚는다.
콜옵션을 행사하면 그만큼 자본이 빠져나가는 만큼, 금융지주들은 같은 규모로 다시 발행에 나서면서 자본비율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거나 30년 이상으로 매우 긴 영구채 성격의 채권이어서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고, 그만큼 금융지주의 자본비율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 다만 통상 발행 5년 뒤부터 발행사가 조기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이 붙어 있어 5년 주기로 차환이 이뤄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실제 각 금융지주는 증권신고서에서 발행 목적으로 위험가중자산 증가에 대비한 자본적정성 유지를 내세웠다. 우리금융은 4천억원 증액 발행으로 기본자본비율과 총자본비율이 1분기 말 기준 각각 0.16%포인트, KB금융은 반기 말 기준 각각 0.11%포인트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신한금융은 신고금액 2천700억원 기준 0.07%포인트, iM금융은 총자본비율 0.22%포인트와 기본자본비율 0.23%포인트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bhjeon@yna.co.kr
전병훈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