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로 소비심리 위축 전망
가전제품 수요 감소해도 데이터센터향 제품 수요 견조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에서 금리가 오르는 중이다. 국내외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우리나라 전자산업이 'K자형' 양극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전사업은 고금리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직격탄을 맞고, 반도체 같은 데이터센터향 사업은 인공지능(AI) 투자 붐으로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국내외 국채금리 올해 들어 급등세
7일 연합인포맥스 국가별 정부채 금리(화면번호 6543)에 따르면 지난 2일 한국 국채시장에서 10년물 금리가 4.418%를 가리켰다. 10년물 금리는 올해 들어 1%포인트가량 올랐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4.821%, 일본 10년물 금리는 3.002%를 기록했다. 역시 올해 들어 오르막을 걸으며 각각 0.7%포인트, 0.9%포인트가량 높아졌다. 독일 10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에 1.8%포인트가량 오르며 3.411%를 찍었다.
각국에서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올리는 추세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연 3.0%로 인상했다. 지난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며, 1년 9개월 만에 '기준금리 3%대 시대'를 열었다. 글로벌 국채시장 금리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일본은행(BOJ)이 9월에 정책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반영됐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물가 때문이다.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물가가 각국 중앙은행 목표 수준(2.0%)을 웃돌고 있다. 한국의 8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1% 상승했고,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는 3.4% 올랐다.
◇ 고금리로 가전 소비 위축 가능성 커져
전자산업의 고민은 고금리 때 위축되는 소비다. 가계는 보유자산 가치가 하락하거나 원리금 상환부담이 상승하는 고금리 시기에 지갑을 닫는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2021년 3분기부터 2025년 1분기까지 소비자심리는 가라앉았다. 당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5%에서 3.5%까지 끌어올린 채 유지했고, 소비자심리지수는 최고 110.8에서 최저 85.9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는 시기적으로 가전제품 판매 감소와 일치한다. 가전제품 판매는 2020년 35조5천638억원에서 2021년 38조2천80억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이후 감소하며 2022년 35조8천74억원, 2023년 32조4천203억원, 2024년 30조5천86억원을 기록했다.
물가상승에 따른 금리인상기가 다시 시작된 가운데, 가전업계는 수요 부진을 예상한다. LG전자 김창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3분기에는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한 유가·원자재값 상승, 주요 지역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시장경쟁 심화 등이 사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데이터센터향 반도체·냉각솔루션은 호황
전자업계는 데이터센터향 제품에 희망을 걸었다.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스마트폰과 TV 등을 판매하는 DX(디바이스 경험) 부문과 DS(반도체) 부문 간 실적 양극화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 DX 부문은 마이너스(-) 8천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한 반면, DS 부문은 90조원에 가까운 영업흑자라는 역대급 성과를 냈다. AI용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메모리 수요가 폭증한 덕분이다.
수요 폭증으로 인한 공급부족은 이번 금리인상기에 걸쳐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 김선우 연구원은 "막연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기적인 메모리 공급부족 신호들이 강력하게 발생했다"며 "HBM 등 중요 스페셜티 메모리 제품의 2028년 공급확약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공급부족이 자명한 2027년의 수급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가치사슬 외에도 냉각솔루션을 주목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 속에서 돈을 벌어다 줄 또 다른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최보영 연구원은 LG전자[066570] 보고서를 통해 "기존 칠러 중심의 HVAC 사업도 CDU·골드플레이트·액침냉각 등 고부가 액체 냉각 솔루션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2027년 수주가 전환된 ES사업부의 매출은 1년 전보다 22% 늘어난 11조5천671억원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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