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글로벌 금리 상승으로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부채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투자를 담당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자금을 대기 위해 막대한 채권을 발행하면서 글로벌 금리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국내 반도체와 이차전지 업계의 금리 민감도와 사업 분석을 통해 금리 상승에 따른 충격과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영향을 3편의 기사로 짚었습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오르는 등 글로벌 금리가 급등하면서 우리나라 기업의 자금 조달 상황에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전자와 이차전지 업계의 재무 상황을 분석한 결과 역대 최대 호황기인 전자 업계는 상대적으로 금리 충격에서 벗어나 있는 반면, 이차전지 업계는 이미 악화한 재무 상황에 금리 상승이 추가 악재로 작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금리 급등은 직접적인 충격 이외에도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반도체와 에너지저장장치(ESS) 투자를 줄일 수 있어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 삼성전자, 가장 강한 재무 체력…금리 1%p 오르면 426억원 수익
7일 각 기업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서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금리가 1%포인트(p) 상승할 경우 보유한 금융상품에서 426억원의 당기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금리부 금융자산에서 726억원의 수익이 나는 반면 부채에서 336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수익이 손실을 상쇄하는 구조다.
삼성전자의 6월 말 기준 이자수익은 2조8천335억원, 이자비용은 4천747억원으로 이자로 얻는 수익이 2조3천588억원 더 많았다.
반면 반도체 투톱인 SK하이닉스[000660]는 민감도 분석에서 금리 상승에 취약성을 나타냈다.
SK하이닉스는 이자율이 1%p 상승하면 순이익이 199억원 감소한다. 이는 통화스와프(CRS)와 금리스와프(IRS) 등 파생상품을 통해 미처 헤지하지 못한 변동금리부 차입금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1천179억원의 CRS 계약과 2천860억원의 IRS 계약으로 변동금리 위험을 헤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또 현금흐름표상 이자 수취가 3천569억원인데 반해 이자 지급은 4천925억원으로 나가는 이자가 더 많은 자금 구조를 갖고 있다.
다만 단기 차입금은 5조8천589억원으로 작년 말 8조1천617억원에서 2조3천억원가량 줄어들었다.
LG전자[066570]는 금리에서 발생하는 수익보다 비용이 더 큰 상황이지만 금리 변동에는 비교적 잘 대비돼 있었다.
LG전자의 상반기 이자수익은 2천303억원, 이자비용은 3천66억원으로 비용이 763억원 더 많았다.
단기 차입금 역시 3조6천889억원으로 작년 말 2조4천642억원에서 1조2천억원 늘었다.
민감도 분석에서 금리가 1%p 오를 때 LG전자의 6개월간 이자수익은 498억원 증가하고 비용은 64억원 늘어 434억원의 이득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이차전지 업계. 금리 상승하면 세전이익 일제히 감소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06400], SK온 등 이차전지 업계는 금리가 오르는 경우 상당한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자율이 1%p 오르면 세전이익이 979억원 감소한다. 또 올해 상반기 이자수익이 1천162억원인데 반해 이자비용은 5천532억원으로 비용이 4천370억원 더 많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1천1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금융비용이 6천822억원에 달해 여전히 3천28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작년 말 이자율 민감도 분석에서 금리가 1%p 오르면 세전이익이 365억원 감소한다고 밝혔다.
또 올해 상반기 이자 수취 규모는 243억원인데 반해 지급은 1천373억원으로 지급 규모가 1천130억원 더 많았다.
사정은 SK온도 마찬가지다. SK온은 금리가 1%p 오르면 이자 비용이 188억원 증가한다. 상반기 이자 지급 규모는 3천837억원으로, 수취 규모인 761억원보다 3천76억원 더 많았다.
[출처 : 스테이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
◇ 현금 떨어진 하이퍼스케일러, 금리 민감성 커져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막대한 AI 투자 때문에 잉여현금흐름(FCF)을 소진하고 점차 채권 발행을 늘려가고 있다.
금리 상승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막대한 채권을 발행하면서 일으킨 결과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하이퍼스케일러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여 반도체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AI의 인프라를 담당하는 국내 반도체와 이차전지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달러화 투자 등급 회사채 총발행액 가운데 약 24%가 AI 관련 기업에서 발행한 채권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달러화로 발행된 투자 등급 회사채 총발행액 전망치를 기존 2조1천억달러에서 2조3천억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발행 증가의 원인으로 AI 기업들을 지목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부채 규모가 현재의 8천억달러(1천80조원)에서 1조달러(1천350조원)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투자와 수익의 시간 간격이 있는 만큼 시장이 중요하게 관찰하고 있는 것은 조달 비용을 결정하는 금리"라며 "AI 관련 자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금리 상승 압력이 점차 높아지는 중이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스테이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는 "과거에는 누가 AI 투자에서 더 큰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지가 관심거리였다면, 이제는 누가 어느 정도의 비용을 치르고 있는지 묻게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엄청난 투자의 수익성이 불분명하다는 것이 문제"라며 "하이퍼스케일러의 투하자본수익률(ROIC)은 확실히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jhhan@yna.co.kr
한종화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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