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근원 물가 2.9%로 반등…EU 이어 '물가 기적' 스위스도 사정권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주요 선진국의 근원 물가가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글로벌 경제가 지난 3년간 다져온 경기 연착륙(소프트랜딩)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유럽연합(EU)에 이어 독보적인 안정세를 자랑하던 '물가의 기적' 스위스마저 기준금리 인상 후보군으로 지목되자, 각국 중앙은행의 2차 긴축 사이클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진단이 제기됐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6일(현지시간) 주요 선진국의 연간 평균 근원 인플레이션(식료품·에너지 제외)이 올해 초 2.7%에서 최근 2.9%로 반등했다고 자체 분석했다. 선진 23개국의 서비스 물가를 추적한 결과다. 대상의 3분의 2에 달하는 국가에서 오름세를 보이며 기저 압력을 밀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충격이 도화선이 되면서 전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도 목표치(2%)를 벗어나 일제히 치솟았다. 중동 전쟁 여파로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전쟁 전 대비 2배 이상 폭등했고,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유로존의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3%로 3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AI생성이미지]
이에 따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금리 인상 물결이 거세다. 이미 뉴질랜드가 이달 2일 금리를 올렸고, 호주는 올해만 세 차례 정책금리를 높였다. 일본은행(BOJ)은 지난 6월, 한국은행은 7월과 8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오는 10일 통화정책회의를 앞둔 유럽중앙은행(ECB)은 예금금리를 2.5%로 인상할 것이 유력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조만간 긴축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글로벌 물가의 기적'으로 불리던 스위스의 긴축 참전 여부가 최대 분수령으로 꼽힌다. 스위스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0.8%로 선진국 중 가장 낮지만 자국 기준으로는 2년 만의 최고치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아직 긴축을 재개하지 않은 국가들도 조만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며 스웨덴과 함께 스위스까지 인상 후보군으로 지목했다. 물가 방어의 최후 보루마저 무너지면 글로벌 2차 긴축은 불가피한 본궤도에 진입하게 된다고 매체는 짚었다.
이코노미스트는 "2021~2022년 물가 급등 당시 정책 입안자들은 늑장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금리 결정권자들은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착륙을 둘러싼 온갖 기대에도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은 결코 끝난 적이 없다"며 "새로운 긴축 사이클은 이제 막 시작됐을지 모른다(A new tightening cycle may, then, just be getting started)"고 진단했다.
[출처: 이코노미스트]
jhlee2@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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