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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두 달여 만에 200원 넘게 급락하면서 최근 달러를 매수한 수입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환율이 충분히 내렸다는 인식 속에 결제 물량을 미리 확보했지만,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거래 은행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기업들도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은 전날 장중 1,334.70원까지 급락하며 7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새로 썼다.
이는 지난 2024년 10월 4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올해 7월 1일 고점(1,559.20원)과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224.50원 밀린 셈이다.
지난 7월 달러-원이 1,500원대에서 1,400원대로 빠르게 내려오자 수입업체들은 환율이 충분히 낮아졌다고 판단해 결제 물량을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분위기였다.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달러 매수를 미룬 업체도 일부 있었지만 시장 전반의 결제수요는 상당했다.
그럼에도 수출업체 네고와 대규모 환전 물량 등 달러 매도세가 결제수요를 압도하면서 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달러-원이 하단을 꾸준히 낮추면서 1,350원도 밑돌자, 1,400원대 환율은 현시점 기준 상대적으로 높은 레벨이 됐다.
일부 수입업체가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결제를 미루거나 관망하는 모습은 지난 7월 말에도 확인된 바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2026년 7월 30일 송고한 '"더 내려갈라" 달러 매수 미루는 수입업체들…환율 하락 부추기나' 기사 참조)
그러나 달러-원이 8월을 거쳐 이달 1,330원대까지 내리자, 앞서 1,400∼1,500원대에서 달러를 사들인 업체들 사이에서는 "조금 더 기다릴 걸 그랬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환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면서, 앞서 달러를 산 고객사들이 달러 매수를 권한 은행을 향한 원망도 커졌다"며 "은행 입장에서도 이미 매수한 업체에 추가 대응을 조언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시장 전망이 잇달아 빗나간 점도 은행과 기업의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달 은행·증권사 등 14개 금융기관의 외환 전문가들을 상대로 집계한 9월 달러-원 예상 저점 평균은 1,350.93원이었다. 그러나 달러-원은 이달 첫 주부터 해당 레벨을 16원 넘게 밑돌았다.
월간 전망 하단이 월초부터 무너지면서 은행권 관계자들도 고객사에 적정 매수 시점을 제시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환율이 이미 큰 폭으로 내렸지만,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가 강해 섣불리 매수를 권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앞선 딜러는 "부동산 가격이 내려갈 때 더 떨어질까 봐 사지 못하다가, 다시 오르면 매수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지금은 딜러와 고객사 모두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월부터 월간 예상 레인지를 제시하면 첫 주부터 하단이 무너지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달에도 많은 은행이 하단을 1,350원으로 봤는데 1,335원까지 내릴 줄 누가 예상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도 환율의 하락 속도가 빨라 포지션과 고객 주문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며 "환율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수입업체의 매수 지연은 단기적으로 달러-원의 '하락 관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달러 매도 우위 수급이 이어지는 가운데 결제수요까지 뒤로 밀리면 환율 하단을 받쳐줄 힘이 약해질 수 있어서다.
다만, 환율이 반등하기 시작하면 달러 매수 수요가 한꺼번에 유입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전날 국민연금이 환헤지를 중단하고 달러 매수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진 점도 하단 지지 요인으로 꼽힌다.
한화투자증권은 월간 전망보고서에서 이달 달러-원 레인지를 1,320∼1,400원으로 예상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환율은 펀더멘털과 괴리가 있으나, 여전히 엔화 강세 기대와 달러 유출 압력 완화로 단기 하락 압력이 우세하다"면서도 "대외호재가 이미 선반영됐고, 단기 수급 영향력도 약해지고 있어 향후 하락 속도는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환율은 하단을 확인한 이후 다시 완만하게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jykim2@yna.co.kr
김지연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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