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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원화 강세'…제이알리츠, 환헤지 정산 부담 1천200억 덜어

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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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산 원화가치 지키려 맺은 선물환, 환율 오르면 정산금 눈덩이

환율 급락에 제이알리츠 보증채무 1650억→443억

제이알글로벌리츠의 투자자산인 벨기에 브뤼셀 소재 파이낸스 타워 컴플렉스

제이알글로벌리츠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제이알글로벌리츠가 가파른 원화 강세 흐름을 틈타 대규모 환헤지 계약을 조기 종료했다.

정산금 채무를 줄이면서, 현재 진행 중인 채권단과의 자율구조조정(ARS) 협상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전일 장 마감 후 유로 및 달러 환헤지 계약을 일부 조기 종료했다고 자율공시했다. 현재 서울회생법원 통제하에 진행 중인 자율구조조정지원(ARS) 절차와 관련해 스왑은행들과 지속해서 협의해 온 결과다.

세부적으로 유로화의 경우 총 7억2천300만 유로 중 약 4억1천만 유로 물량에 대해 정산금 발생 없이 계약을 해소했다. 달러화는 총 1억2천만 달러 중 절반인 6천만 달러에 대해 약 15억5천만원의 정산금만 지급하고 조기 종료에 합의했다.

이번 조치로 줄어든 것은 앞으로 지급해야 할 '환정산 보증채무'다.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지난 4월 27일 기준 1천650억원이었던 이 보증채무는 이번 조기 종료로 9월 4일 기준 443억원까지 줄었다.

환헤지 정산금은 제이알글로벌리츠를 회생절차로 밀어 넣은 원인 중 하나였다. 앞서 올해 1월 가파른 원화 약세가 이어지자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정산금 900억원과 파이낸스타워 인테리어 개선 비용 3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1천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 여파로 주가가 이틀 연속 두 자릿수대로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그러나 이 유상증자는 자산 감정평가 수령 지연 등을 이유로 결국 철회됐다. 유동성 확보에 실패한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4월 27일 400억원 규모 전자단기사채(전단채)를 상환하지 못하며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5월에는 자회사 제이알제26호리츠가 하나은행과 정산금 잔액 800억원의 만기를 연장하며 급한 불을 껐다.

당시가 이미 발생한 정산금 채무를 갚을 시간을 번 것이었다면, 이번 조치는 계약 자체를 조기 종료해 채무 원금 자체를 줄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8개월 만에 환율 방향이 뒤바뀌면서 잠재 채무 리스크를 덜어낼 기회를 잡은 것이다.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주된 익스포저인 유로화 환율은 지난 6월 1,800원 수준에서 전일 1,550원대까지 10% 넘게 떨어졌다.

달러-원 환율도 장중 1,334.70원까지 급락하며 2024년 10월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한편 소액주주 진영에서는 이번 조치를 다르게 해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이알글로벌리츠 주주연대 측은 "이번 조기 청산으로 아직 정산되지 않은 평가손(보증채무)은 줄었지만, 이미 지급한 누적 환정산금은 회수 불가능한 확정손실이 됐다"고 주장했다.

주주연대 측은 누적 환정산금이 해외 자산을 원가 이상에 매각할 경우 돌려받을 수 있는 추가 투자금 성격이라며, 계약을 만기 전에 해지하면서 이를 회수할 기회 자체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ARS 기간 중 파생상품 계약의 중도 해지가 법원 승인 대상은 아닌지, 이사회 차원의 사전 검토는 충분했는지 등 절차적 적법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런 절차적 논란과는 별개로, 사태의 근본 원인이 된 감정평가·LTV 분쟁 자체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핵심 기초자산인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 하락으로 대주단이 제시한 담보인정비율(LTV) 약정을 위반하면서, 임대료 수익이 계좌에 묶이는 캐시트랩(현금유보) 사태를 맞았다.

파이낸스타워를 보유한 종속회사(FTB NV, TdF NV)의 2025년 말 감사보고서에 대해 외부감사인 딜로이트(Deloitte)는 대주단과의 자산 가치 산정을 둘러싼 이견 및 계속기업 존속 능력 불확실성을 이유로 의견거절을 냈다.

서울회생법원은 회생절차 개시 여부 결정을 오는 14일까지 보류한 상태이며, 개시 전 조사위원으로 선임된 삼일회계법인의 조사보고서 제출 기한은 오는 28일이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뉴욕 맨해튼 자산(498 세븐스 에비뉴) 지분 매각도 함께 추진하며 채무 재조정 협상을 벌이고 있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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