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미-이란 충돌이 만성화되면서 국제유가가 90달러대에 고착화되는 모습이 나타나자 서울 채권시장에 만성적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올해 하반기 유가를 현재보다 10달러가량 낮은 수준으로 전제한 바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채권시장에는 부정적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8일 연합인포맥스 선물현재가(화면번호 7229)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0분 현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71% 상승한 배럴당 92.13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선물은 0.75% 오른 97.00달러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이달(9월) 들어 90달러대에서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WTI 10월물이 최근 5거래일간 90.22달러→91.01달러→91.30달러→91.48달러→92.13달러를 나타냈다. 브렌트유 선물은 94.65달러→95.63달러→95.52달러→96.28달러→97.00달러였다,
연합인포맥스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 와중이어서 국제유가는 하락할 이유를 찾지 못 하고 있다.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 상황을 가파르게 악화시킬 초대형 이벤트는 벌어지지 않고 있기도 하다. 큰 폭의 상승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 일각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 수준에서 소위 '타코'(TACO·트럼프는 언제나 물러선다) 행위를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90달러대 유가를 편안해 하는 것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결국 국제유가가 90달러대에서 장기간 등락할 수 있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이 경우 서울 채권시장에는 차곡차곡 부담이 쌓이는 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90달러대 유가가 당장 직접적인 타격은 되지 않지만 시간이 갈수록 금리를 잠식하는 상황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이 전제하는 유가 시나리오가 현 수준보다 낙관적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달(8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하반기 국제유가(브렌트유 기준)를 84달러로 전제했다. 현재 브렌트유 선물이 97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10달러 이상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중동상황 비관 시나리오상 올해 하반기 브렌트유를 95달러로 제시했는데, 비관 시나리오가 이어지는 경우 내년 소비자물가는 0.4%포인트(p)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3분기를 피크로 점차 둔화될 것으로 봤던 물가 경로가 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채권시장 참여자들도 비슷한 우려를 쏟아냈다.
한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현 수준의 유가가 이어질수록 좋을 게 없다"면서 "90달러대 유가가 오래 갈수록 한은의 기본 시나리오에서 점차 벗어나게 된다. 시간이 우리 편이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80~100달러대 유가를 선호하는 듯도 하다"면서 "이 수준에서 인플레이션은 증대될 수 있지만 석유에 대한 수요는 그다지 해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의 채권 딜러는 "미-이란 상황이 이어지고 국제유가도 현 수준에서 지지부진하다보니 시장의 주목도는 다소 낮아졌다"면서도 "계속되면 확실히 부담스러운 레벨이어서 금리도 계속 상승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jhkim7@yna.co.kr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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