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바디 전문 연구소 4년째 맡아 매출 성장 중책
스킨케어 세분화 만큼…헤어·바디도 성장 가능성 커
(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얼굴에 서너 개 바르던 화장품이 지금은 열 개가 넘습니다. 헤어와 바디 관련 시장에서도 열 개 이상의 제품을 쓰는 시대도 곧 옵니다."
한국콜마[161890]에서 퍼스널케어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이현숙 상무는 8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헤어·바디 케어 시장의 성장 여력을 이같이 정의했다.
스킨케어가 토너·로션·크림에서 마스크팩·아이패치·앰플로 세분화된 길을 헤어·바디 제품도 그대로 따라갈 것이라는 확신에 찬 전망이다.
이현숙 상무는 "헤어와 바디제품으로 이뤄진 퍼스널케어연구소 매출을 매년 15% 이상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촬영: 변명섭 기자]
이현숙 상무는 지난 2008년 공채로 입사해 14년 넘게 스킨케어를 연구했다. 헤어·바디 팀장을 겸직하면서 같은 화장품이라도 시장의 문법이 전혀 다르다는 점을 체감했다고 한다.
스킨케어는 제품을 대표하는 '히어로 소재'가 필요하지만, 샴푸·바디워시는 싸고 양 많고 향 좋은 저가 제품이 주류였다.
그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려면 스킨케어를 파는 방식과 달라야 했다"며 "특정 소재보다 세정력·보습력 같은 퍼포먼스 위주 제품이 선택받는 시장이어서 별도 조직이 필요하다고 회사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2022년에 헤어와 씻어내는 바디 제품을 중심으로 퍼스널케어연구소가 스킨케어연구소에서 분리됐고 이현숙 상무가 초대 소장으로 부임했다.
현재 헤어·바디·덴탈·향료를 총괄한다.
연구소 출범 당시에는 헤어·바디 매출의 80% 가까이가 특정 고객사 한 곳에서 나오는 기형적 구조였다. 소규모 샴푸 전문 제조사가 많아 다른 브랜드 진입이 오랫동안 막혀 있었다.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이 상무는 "새 브랜드 비중이 50%를 넘어섰고 고객사 다양성이 30% 이상 확보됐다"며 "주력 고객사 매출이 주춤한 상황에서도 연구소 외형은 10% 성장했고 신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고객사가 제품 개발을 의뢰하는 샘플 건수도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그는 "샘플 수가 늘면 용기·사용성 테스트를 거쳐 생산 처방으로 넘어갈 확률이 높아진다"며 "매출에 앞서 움직이는 선행 지표"라고 말했다.
고객사 확대의 배경으로는 세 가지를 꼽았다.
스킨케어가 레드오션이 되면서 헤어·바디·향으로 영역을 넓히는 브랜드, 기존 헤어 전문 브랜드, 그리고 스킨케어를 건너뛰고 향이나 바디로만 출발하는 신생 브랜드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헤어 전문 브랜드에 스프레이형 헤어 에센스 2종을 공급하며 처음으로 글로벌 헤어 브랜드에 진입했다.
이 상무는 "인디 브랜드가 3천개 단위로 주문한다면 글로벌 브랜드는 기본 단위가 수만 개"라고 짚었다.
올해 4월에는 스킨케어연구소에 있던 핸드크림·바디크림·바디미스트·바디젤 등 바르는 바디 제품을 퍼스널케어연구소로 이관했다. 글로벌 퍼스널케어 시장 비중이 큰 이유가 핸드크림·바디크림까지 포함되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상무는 "바디워시는 이 연구소, 바디로션은 저 연구소에서 개발하면 씻어낸 뒤 건조감과 바른 뒤 보습감의 궁합을 맞추기 어렵다"며 "씻어내는 제품과 바르는 제품을 한곳에서 개발해야 소비자의 사용 행태가 그대로 제품에 녹아든다"고 설명했다.
향수 브랜드가 같은 향의 바디워시·바디로션·핸드크림으로 파생 매출을 만드는 흐름과도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다만 향료는 샴푸 제형에 큰 영향을 줘 같은 향이라도 점도나 투명도가 달라지는 만큼 기술적 난도가 높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상무는 해외와 기술 격차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유럽 소재를 사다 썼다면 지금은 국내에서 주요 재료를 개발한다"며 "제형 기술도 프랑스·미국·일본과 나란히 가거나 특정 분야는 앞서 있다"고 전했다.
이 상무는 "입사 당시 회사 전체 매출이 1천억원대일 때 연 20%씩 성장했다"며 "지금은 모수가 작지만 신제품 30%가 아니라 연구소 매출 전체가 매해 15% 이상 성장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다음은 이 상무와의 일문일답.
-- 2022년 헤어·바디 연구를 스킨케어연구소에서 분리한 이유는.
▲ 스킨케어를 14년 넘게 하다가 헤어바디 팀장을 겸직해 보니 같은 화장품인데 시장이 전혀 달랐다. 헤어·바디는 여전히 싸고 크고 양 많고 향 좋은 저가 제품이 주류였고 나 자신도 마트에서 싼 것을 사고 있었다. 스킨케어는 제품을 대표하는 히어로 소재가 필요하지만 샴푸는 특정 소재가 제품을 대변하지 않는다. 퍼포먼스 위주 제품이 소비자에게 선택받는 시장이어서 용량·가격대·소비자가 다른 시장을 별도로 공략해야 한다고 회사에 제안했고 분리해서 해보자는 결정이 내려졌다.
-- 4년간 가장 큰 성과는.
▲ 출범 당시 헤어·바디 매출의 80% 가까이가 특정 고객사 한 곳에서 나왔다. 그 고객사 매출이 안 들어오는 날에는 연구소가 흔들리는 구조였다. 지금은 새 브랜드 비중이 50%를 넘었고 고객사 다양성이 30% 이상 확보됐다. 주력 고객사 매출이 주춤한데도 연구소 외형은 10% 성장했고 신제품 매출은 30% 이상 늘었다. 겉으로 보이는 10%보다 그 안의 숫자가 훨씬 고무적이다.
-- 고객사 개발 의뢰가 늘어난 배경은.
▲ 샘플 의뢰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예전에는 헤어·바디가 대용량이라 우리 단가가 비싸 개발을 맡기지 않았다. 스킨케어와 자외선차단제는 비싸도 효능을 느꼈지만 샴푸에서는 그런 차이를 못 느꼈던 것이다. 지금은 기능성 샴푸와 바디 제품 수요가 늘면서 비싸더라도 의뢰해 보자는 고객사가 생겼다. 샘플에서 살아남은 제품이 용기·사용성 테스트를 거쳐 생산 처방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샘플 수는 매출에 앞서는 초기 지표다.
-- 국내와 해외 시장의 수요가 다른가.
▲ 확실히 다르다. 국내는 두피가 약해지면 탈모가 온다는 인식이 잘 학습돼 있어 두피 앰플·토닉이 잘 팔린다. 한국처럼 머리를 자주 감는 나라가 없고 운동 인구도 늘어 하루 두세 번 감는 사람도 있다. 두피 민감성과 열감 수요가 크다. 반면 해외는 두피보다 모발 힘이 없다, 수분이 없다는 모발 케어 기대가 크다. 그래서 국내용은 스킨케어 기능을 두피에 옮긴 앰플·리브온 제품을, 해외용은 스타일링·헤어 에센스·헤어 미스트를 개발하고 있다.
-- 두피 자외선차단 제품은 얼굴용과 무엇이 다른가.
▲ 두피도 피부이기 때문에 시험 방법은 ISO 기준으로 같고 SPF 30·50 표기도 동일하다. 다만 두피는 머리카락이 심어져 있어 모낭이 크고 피지 분비량이 훨씬 많다. 얼굴용 선크림을 두피에 바르면 머리가 떡져서 쓸 수 없다. 자외선차단 연구소 자문을 받아 처방을 벤치마킹하면서 모발에 남지 않게 만든 것이 기술이다.
-- 올해 4월 바디 제품을 연구소로 가져온 이유는.
▲ 처음 분리할 때는 샴푸와 씻어내는 바디 제품만 가져왔다. 글로벌 퍼스널케어 시장 비중이 큰 것은 핸드크림·바디크림이 포함되기 때문이라고 판단해 스킨케어연구소에 있던 핸드크림·바디크림·바디미스트·바디젤을 이관해 달라고 요청했다. 워시는 세정력을 높게 만들었는데 로션을 다른 곳에서 일반 보습감으로 만들면 소비자는 그 차이를 느낀다. 씻어내는 제품과 바르는 제품을 한곳에서 하니 소비자의 사용 행태가 그대로 개발에 녹아든다. 향수 브랜드가 같은 향의 워시·로션·핸드크림으로 파생 매출을 만드는 흐름과도 맞는다.
-- 해외와 기술 격차는.
▲ 없다고 본다. 과거에는 유럽 소재를 사다 썼지만 지금은 엑소좀·PDRN 같은 소재를 국내에서 개발한다. 제형 기술도 프랑스·미국·일본과 나란히 가거나 특정 분야는 앞서 있다. 전체 연구소에서 한 달에 3천에서 4천 건의 샘플이 나간다. 유로모니터·민텔이 과거 데이터로 전망한다면 우리는 오늘 들어온 개발 의뢰가 가장 최근 트렌드다.
-- 헤어·바디 수출 비중이 낮은 이유와 전망은.
▲ 스킨케어는 30㎖·50㎖인데 헤어·바디는 300㎖·500㎖가 대부분이라 물류비와 통관 부담이 있다. 다만 앞으로는 단순 세정 제품이 아니라 기능성 샴푸와 헤어 에센스가 계속 나갈 것이기 때문에 수출은 무조건 좋아진다고 본다.
-- 앞으로의 목표는.
▲ 얼굴에 서너 개 바르던 것이 지금은 고관여 소비자는 열 개 이상 바른다. 샴푸·린스 두 개였던 헤어도 서너 개로 늘었고 헤어 미스트, 앞머리 전용 제품까지 나온다. 헤어·바디에도 열 개 이상 쓰는 시대가 곧 온다. 입사 당시 회사 전체 매출이 1천억원대일 때 연 20%씩 성장했다. 지금 모수는 작지만 신제품이 아닌 연구소 매출 전체가 매해 15% 이상 크는 것이 목표다.
msbyun@yna.co.kr
변명섭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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