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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선제적 인상에도 美 긴축 전망에 떠는 이유…"금리 하락 늦어질 수도"

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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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르면 이번 달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미국의 긴축 사이클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연준의 9월 금리 인상이 한국은행의 추가 인상으로 곧바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미국이 금리 인상 사이클에 들어설 경우 국내 금리가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진입하는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CME 페드워치는 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을 59.4%로 반영하고 있다. 오는 11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월 인상 여부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앞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를 향해 "명확하게, 그리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인다는 확신이 없다면 "우리는 해야 할 일이 있다(we have work to do)"고 밝혔다.

워시 의장은 특히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12개월 상승률이 3.7%, 6개월 상승률이 4.1%라며 물가에 대한 우려를 강조했다.

바클레이즈는 잭슨홀 이후 연준의 올해 금리 전망을 기존 연내 동결에서 9월과 12월 두 차례 인상으로 변경했다.

손범기 바클레이즈 연구원은 잭슨홀 이후 연준의 정책 판단 기준이 월별 물가 흐름보다 6~12개월 누적 인플레이션으로 이동했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향해 충분히 빠르게 수렴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직 불분명한 데다 경제도 충분히 강하다고 판단하면서 사실상 9월 인상 쪽으로 정책 반응 함수가 이동했다는 것이다.

이번 인상은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수렴하고 있다는 확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제약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금융여건이 지나치게 완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보험성 인상'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손 연구원은 연준의 인상이 곧바로 한은의 추가 인상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한은이 이미 7월과 8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며 국내 성장과 물가 환경에 맞춰 선제적으로 대응한 만큼 추가 충격에 대응할 정책 여력을 확보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최근 원화 강세로 국내 금융여건에는 이미 상당한 긴축 효과가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며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금융상황지수 측면에서도 긴축 효과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손 연구원은 원화 강세가 업종별 차별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외환차손까지 감안하면 비반도체(non-tech) 부문의 3분기 기타포괄손익이 상당히 부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최지욱 연구원도 최근 원화 강세가 한은의 추가 긴축 필요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최 연구원은 미국 통화정책이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나타나 외환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경우 한은이 추가 긴축에 보다 개방적으로 나설 수 있지만, 현재는 원화가 이미 상당폭 절상된 만큼 국내 물가 흐름 등 국내 지표가 정책 반응함수에서 더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즉 과거 연준 인상기에 나타났던 원화 약세와 달리 현재는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국내 금융여건을 즉각적으로 추가 긴축시키는 정도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실물경기 역시 한은이 연준을 기계적으로 따라 추가 긴축에 나서야 할 정도로 강한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손 연구원은 7월 소매판매와 서비스 생산이 함께 감소하면서 소비 증가세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고용시장도 미진한 모습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은 역시 부문 간 차별화 등을 고려해 8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는 동결하는 등 빠른 금리 조정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반도체 사이클이 이어지면서 수요 측 물가 압력이나 자산가격 상승이 나타날 경우 한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 경우에도 인상 속도는 점차 느려져 6개월에 한 번 정도로 간격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 증권사의 채권딜러도 연준 인상의 국내 파급경로가 추가 인상 폭보다는 한은의 관망 기간을 늘리는 데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미국의 인상으로 국내 기준금리의 총 인상 폭이 기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한은이 터미널 금리에 도달하기까지 지켜보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미국은 올리기 시작하면 한두 번 하고 말지는 않을 것"이라며 9월 인상 이후 "언제까지 얼마나 올릴지"가 중요해질 경우 국내 금리가 내려갈 요인을 하나 더 지우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준이 두 차례를 넘어 추가 인상에 나서고 달러-원 환율이 다시 상승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최 연구원은 국내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더라도 한은이 금리 인하를 주저할 수 있다고 봤다.

7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한미 금리차가 여전히 환율의 주요 결정 요인으로 언급됐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결국 이번 연준의 금리 인상이 국내 채권시장에 미치는 핵심 영향은 한은의 추가 인상 자체보다 국내 금리 하락의 시점을 뒤로 미루는 데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추가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한은이 금리를 빠르게 더 올리기보다는 국내 물가와 경기, 환율 흐름을 확인하는 시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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