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한국거래소(KRX)가 오는 14일부터 오후 4~8시 주식을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는 '애프터마켓'을 가동한다.
기존 시간외단일가 매매를 폐지하고 정규장과 동일한 실시간 접속매매를 도입해,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가 선점한 '퇴근길 주식시장'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구상이다.
◇NXT 약진…거래 세 건 중 하나가 대체거래소에서
9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3개월간 두 거래소의 일별 거래대금을 분석한 결과, NXT는 양 거래소 합산 거래대금의 36.1%를 차지했다. 주식 거래대금 세 건 중 한 건 이상이 NXT에서 이뤄진 셈이다.
일별 점유율이 30%를 넘은 날은 전체 분석 기간의 95%인 61거래일에 달했다. 35%를 웃돈 날도 33거래일로 절반을 넘겼다.
지난달 19일에는 NXT 거래대금이 22조6천억 원(KRX 29조3천억 원)을 기록하며 합산 점유율 43.6%까지 치솟기도 했다.
반면 거래량 기준 점유율은 일평균 13% 안팎에 그쳤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상 대체거래소는 일평균 거래량을 시장 전체 15%, 종목별 30%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이 가운데 종목별 30% 규정 적용을 지난해 9월부터 1년간 유예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 1년 더 연장했다.
거래대금(36.1%)과 거래량(13%) 점유율 간 괴리는 고가 대형주 쏠림 현상에서 기인한다. 거래대금은 주가에 비례하는 만큼, SK하이닉스처럼 주당 단가가 높은 종목의 거래가 많을수록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종목 수는 KRX 우위…아침 시장은 NXT 단독 체제
다음 주부터 열리는 KRX 애프터마켓은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호가가 합치하면 즉시 체결되는 방식이다. 가격 제한폭도 '종가 ±10%'에서 '기준가 ±30%'로 확대돼 사실상 정규장 연장에 가깝다.
코스피·코스닥 상장 주식 2천800여 개 대부분이 거래 대상에 포함돼, 600여 개 수준인 NXT에 비해 종목 선택지가 훨씬 넓다. 그동안 저녁 시간대에 거래되지 않던 종목의 수요가 KRX로 유입될 여지가 있다.
다만 KRX의 대응은 저녁 시간대에 국한된다.
NXT의 정규장 외 거래대금은 일평균 기준으로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 4조8천억 원, 애프터마켓(오후 3시 40분~8시) 4조9천억 원으로 비등하다.
시간외 거래의 절반가량이 KRX가 문을 열지 않는 아침 시간에 이뤄지는 것이다.
KRX의 프리마켓 도입은 2027년 말 24시간 거래체제 구축 로드맵에 따라 후순위로 밀려 있다.
◇초기 판도 가를 SOR…'시장 파이' 확대 시험대
제도 도입 초기 점유율은 증권사의 스마트주문라우팅(SOR) 시스템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가 거래소를 직접 지정하지 않을 경우, SOR이 가격과 비용, 체결 확률 등을 따져 최적의 거래소로 주문을 자동 배분하기 때문이다.
수수료 측면에서는 NXT가 다소 유리하다.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SOR상 수수료가 싼 NXT로 향할 유인이 있기 때문이다.
KRX의 등판으로 전체 야간 주식시장 규모가 커질지, 아니면 두 거래소가 기존 물량을 뺏고 빼앗기는 데 그칠지도 이번 개편의 관전 포인트다.
앞서 NXT는 출범 당시 12시간 거래와 프리·애프터마켓 도입으로 새로운 투자 수요를 창출할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XT 설립 당시 시장 규모 확대 예상이 있었지만, 실제 데이터를 통한 명확한 분석은 어려웠다"며 "KRX 애프터마켓 개설 이후에는 전체 파이가 늘어났는지 뚜렷한 비교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전체 규모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결국 거래소 간 출혈경쟁이자 제로섬 싸움에 불과했던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촬영 안 철 수] 2026.6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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