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고금리의 그늘①] '헤비테일 리스크' 앞둔 조선…"자칫 가라앉을라"

26.09.09.
읽는시간 0

불어나는 부채 부담…반년 새 차입금 22% 증가하기도

인도 시점에 대금 몰아받는 관행…이자 비용 부담 가중

[※편집자주 :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리 상승 기조가 나타나며 기업의 자금 조달과 이자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2022년~2023년 장기 고금리를 버티며 기업의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최근 미국의 30년물 국채 금리가 5.3%를 돌파하는 등 올해들어 금리가 다시 꿈틀대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주요 산업계의 현황과 고금리의 영향, 돌파구 등을 네 편의 기사로 살펴봤습니다.]

조선소 전경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주동일 기자 = 최근 글로벌 금리가 급등하면서 전통적으로 금리 변수와 음의 상관관계를 지녔던 조선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인도 시점에 대금의 상당 부분을 받는 독특한 회수 구조를 비롯해 다양한 산업 특성 때문이다. 최근 국내 일부 기업의 차입 규모까지 늘면서 이 같은 우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9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9월에 기준금리가 25bp 인상될 확률은 58.4%로 집계됐다. 전날 마감치인 49.4% 대비 대폭 상승한 수치다.

조선업은 역사적으로 금리 변수와 강한 음의 상관관계를 형성해 온 대표 업종이다.

메리츠증권이 지난 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채 10년물 금리와 코스피 간의 상관계수는 0.5로 양의 관계를 보인 반면, 미국채 금리와 국내 조선 3사 합산 시가총액 간의 상관계수는 -0.6(3분기 이후에는 -0.7에 근접)에 달해 뚜렷한 역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조선업계가 유독 고금리에 취약한 이유는 조선업 특유의 생산 및 대금 회수 구조에 있다. 일반적으로 선박 발주부터 인도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이 과정에 투입되는 건조 비용이 고금리 환경에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조선업계에는 선박 인도 시점에 전체 대금의 약 50~60%를 몰아서 받는 '헤비테일' 결제 방식이 관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 조선사는 배를 지어 선주에게 넘겨주기 전까지 자체 자금이나 대출을 통해 원자재를 매입하고 인건비를 지불하며 버텨야 한다.

선주의 자금 조달에 타격을 주는 경우도 있다. 2010년 초반에는 선주들이 인수를 거부해 거대한 선박이 도크에 묶여 조선사의 유동성 흐름이 마비될 위기에 처한 사례도 있었다. 다만 최근에는 계약 조항 등이 구체화되면서 이런 극단적인 리스크는 사실상 사라졌다.

최근 일부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차입금 규모가 늘면서 금융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삼성중공업[010140]의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차입금은 13조2천490억원으로 지난해 말(10조8천538억원)보다 22.07% 늘었다.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같은 기간 22조6천338억원에서 27조8천9억원으로 22.83% 증가했다. 반면 한화오션[042660]은 지난해 말 13조9천659억원에서 올해 반기 기준 12조6천179억원으로 9.65% 감소했다.

금리 장벽을 넘기 위해 조선업계가 택할 수 있는 돌파구로는 금리 향방과 무관하게 강력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LNG선과 특수선 분야가 꼽힌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발언 및 미 해군의 충남급 호위함 검토 뉴스와 함께 조선주가 반응했다"며 "LNG와 군함은 앞서 언급한 장기채 금리 향방과 무관하게 조선주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키워드"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우려와 고금리 압박에도 조선업계는 차분히 대비할 전망이다.

한 조선 업계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과 자금 조달 등의 어려움이 생기는 건 맞지만 극적으로 큰 어려움이 있는 건 아니다"라며 "다만 여러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을 고려해 예의주시하며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diju@yna.co.kr

주동일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