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한 가운데 월가에서는 원유 공급 차질이 심화할 경우 유가가 120달러를 넘어 최악의 경우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추가적인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으며, 전쟁으로 중동의 에너지 인프라가 광범위하게 파괴될 경우에는 15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BofA의 기본 전망은 올해 하반기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배럴당 83달러를 기록하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12월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85달러로 높였다. 걸프 지역의 원유 생산량이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 경우 2027년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은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에서 선박 공격이 격화하는 것이 유가 상승을 촉발할 가능성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유가 상승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어 에너지발 물가 압력이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시장은 현재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58%가량 반영하고 있다.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오는 11일 발표된다.
골드만삭스 출신 원자재 전문가 제프 커리는 원유보다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등 정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이 물가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커리는 "이는 곧 헤드라인 CPI에 반영될 것"이라며 "에너지 위기는 이미 시작됐으며 원유가 아니라 석유제품 가격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르네상스 매크로도 미국 소매 휘발유 가격이 1년 전보다 갤런당 약 95센트 높다며 지난 6~7월 휘발유 가격 하락에 따른 물가 둔화 효과가 되돌려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 상승은 연준의 금리 결정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공급 충격에 따른 물가 상승에 대응해 금리를 올릴 경우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키우고 경기를 지나치게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 손 웰링턴-알투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에너지 공급 충격에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정책 실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 충격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금리까지 올리면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가중하고 수요를 지나치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폴 히키 공동창업자도 현재 금융시장이 유가 상승을 비교적 차분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히키는 "에너지 가격이 계속 상승하면서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는 없다"며 "유가가 90달러 중반을 유지하며 세 자릿수에 접근한다면 이번 주 물가 지표가 온건하게 나오더라도 어느 순간 큰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원자재선물 종합(화면번호 6900)에 따르면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11월 인도 브렌트유는 한국시간으로 9일 오전 9시 27분 현재 전장보다 1.52% 오른 99.41달러에 거래됐다.
10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1.63% 상승해 배럴당 94.55달러에서 거래됐다.
유가 상승은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다시 격화한 영향이다.
원유 공급과 수송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휘발유 가격도 뛰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지난 7일 미국의 일반 무연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15달러까지 올랐다. 노동절에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jykim@yna.co.kr
김지연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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