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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량 급증하는데"…재경부 달라진 기류에 시름 깊어진 한국물 시장

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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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원화채 금리 상승과 기업들의 조달 수요 증가 속에서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업들이 원화 대비 저렴한 조달처를 찾고자 앞다퉈 외화채 발행에 나서는 데다 국내 시장에서의 자금 마련 또한 녹록지 않아진 여파다.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 비중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신규 진입 또한 활발해졌다.

국내 발행사 역시 글로벌IB 활용도를 높이며 해외시장에서의 조달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재정경제부가 역외IB의 한국물 주관을 두고 달라진 기류를 드러내면서 시장 전반의 긴장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사유 적시'에 술렁…위축되는 외화 조달 라인

9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여름휴가 시즌을 마친 한국물 발행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이면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한국물 발행사에 윈도우를 배정하는 재정경제부가 역외IB 활동에 달라진 기류를 내비치면서다.

한국물 시장은 발행량 증가 및 아시아에서의 비중 확대 기조 속에서 다양한 역외IB들이 활동해왔다.

특히 국내 발행사들의 조달량 증가와 함께 이종통화 시장을 찾는 곳들이 늘면서 이들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이종통화는 현지 채권시장을 직접 공략해야 한다는 점에서 각 역내 시장에 강점을 둔 현지 하우스들이 참여가 잇따랐다.

발행사들은 한국물 영토 확장을 위해 달러채와 유로화 채권 발행 시에도 각 국가에 강점을 둔 하우스를 주관사로 선정해 현지 투자 기관 포섭에 나섰다.

최근 재경부의 제출서류에 항목이 추가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역외금융기관을 주관사로 선정할 경우 사유를 기재하도록 하는 항목을 더하면서다.

한국물을 찍기 위해서는 재경부로부터 북빌딩 날짜인 윈도우를 받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이들의 기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재경부는 외화 조달 서비스 역시 국내에서 증권업 인가를 받은 하우스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다양한 글로벌IB를 통한 조달 창구가 제한된다는 점이다.

연합인포맥스 'KP물 주관순위'(화면번호 4431)에 따르면 지난해 공/사모 한국물 리그테이블에 이름을 올린 하우스는 총 41곳이었다. 이중 국내 기관을 제외한 해외 금융기관은 32곳이었다.

반면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국내 증권업 인가를 받은 외국계 하우스는 24곳에 불과했다.

이중 한국물 업무를 하는 증권사가 18곳 수준이라는 점에서 리그테이블에 이름을 올린 하우스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반복되는 리스크…해외 판매 vs 국내 규제 '동상이몽'

물론 한국물 리그테이블 상위사의 대부분이 국내 증권업 인가를 받은 글로벌IB라는 점에서 영향력은 비교적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한국물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다수의 글로벌IB가 한국인 데스크 영입 및 조직 세팅에 나섰던 터라 영업이 제한될 경우 이들의 타격 또한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10여년 전 당시 기획재정부가 한국물 시장에서 증권업 미인가 하우스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자 다수의 역외IB가 영업 위축으로 사업을 철회하기도 했다.

뒤바뀌는 당국의 기조 속에서 역외 글로벌IB들은 과거 한차례 투자와 철회를 반복한 데 이어 또다시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다양한 글로벌IB를 활용해 외화 조달을 늘려야 하는 발행사 입장에서도 이러한 제약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실정이다.

역외IB의 해외채권 업무가 국내 증권업 인가와 맞물린 영역인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통상 증권업 인가의 경우 역내 시장에서의 채권 판매에 적용되곤 한다.

대만 포모사본드나 일본 사무라이본드 등의 경우 현지 판매 채널을 갖춘 역내 금융기관을 주관사로 선정하는 이유다.

반면 한국물의 경우 국내 발행사가 역외에서 채권을 판매하는 건으로, 역외IB들은 모두 해외에 판매 채널을 갖추고 있다.

도리어 국내 금융기관이 거점이 없는 해외 시장에서 발행되는 채권의 주관사로 참여하는 경우도 존재하는 터라 당국이 한국물에 과도한 장벽을 세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물 발행 시 국내 판매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며 "이에 발행사는 해외 현지 라이선스나 다양한 국가의 판매 채널을 보유한 글로벌IB와의 협업으로 투자처를 확대하는데 이러한 부분에서의 위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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