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지은 기자 = 삼성전자가 패키징 장비 및 소재 등 칩 제조의 후공정 분야를 주도하는 일본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 요코하마에 AI 칩 패키징 연구소를 개소했다.
9일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일본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 지구에 '삼성 첨단 패키징 연구소(Samsung Advanced Package Lab)'를 개소하고 한국과 일본 연구원 95명이 첨단 패키징을 위한 소재와 양산 기술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연구소는 약 6천600제곱미터 규모로, 실제 반도체 칩 생산 환경과 동일한 조건에서 제조 장비를 가동할 수 있는 클린룸이 갖춰져 있다.
연구소 설립에는 총 400억 엔(한화 약 3천488억 원)이 투입됐으며, 그중 225억 엔은 일본 정부의 지원금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장은 개소식에서 "이번 연구소 설립은 한국과 일본 간 기술 교류를 촉진하고 차세대 패키징 산업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이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닛케이 아시아는 삼성전자가 일본에 연구 거점을 마련한 것은 AI 칩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의 후공정 기술에 접근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반도체 제조는 크게 웨이퍼에 회로를 형성하는 전공정과 완성된 반도체를 조립 및 검사하는 후공정으로 나뉘는데 그동안 삼성과 같은 칩 제조사들의 반도체 성능 향상은 주로 전공정의 일환인 웨이퍼 회로 선폭 미세화를 통해 이뤄졌다. 그러나 미세화 방식이 물리적 한계에 다다르면서 과거에는 부차적으로 여겨졌던 후공정 패키징 및 조립 기술로 성능 경쟁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일본 공급업체들은 HBM(고대역폭메모리) 패키징에 사용되는 접착제와 기판, 봉지재(encapsulation materials) 등 핵심 소재를 다수 생산하고 있다. 스미토모 베이클라이트는 전 세계 봉지재 시장의 약 40%를 점유하고 있으며 레조낙 홀딩스와 미쓰비시 가스 화학은 기판 소재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 패키징에 사용되는 거의 모든 핵심 소재를 일본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코하마 연구소 설립으로 삼성전자는 일본 기업이 개발한 신소재와 장비를 현지에서 평가하고 시제품 개발까지 완료할 수 있게 되면서 성능이 검증된 기술을 한국 양산라인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후 HBM 경쟁력 회복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는 일본 공급업체가 개발한 신소재를 테스트하기 위해 한국으로 운송해야 했으며 규제 승인 및 수출입 절차로 인해 도착이 최대 두 달까지 지연되는 경우도 있었다.
첨단 칩 기술은 민감한 지식재산권을 포함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 기업들은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별다른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들도 혜택을 입을 전망이다. 전공정 분야의 대형 일본 기업들은 이미 한국으로 진출해 삼성전자 등 한국 반도체 기업 사업장 인근에서 R&D(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왔지만, 후공정 중심의 중소형 공급업체들은 해외 투자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새로운 연구소는 이러한 업체들이 시제품 제작 및 개발 단계에서 협력하기를 더 수월하게 만들 수 있다.
[연합뉴스 사진 제공]
jepark2@yna.co.kr
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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