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글로벌 부채전쟁 시대에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대응이 뚜렷하게 차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적으로 중앙은행들은 재량을 행사할 영역을 좁히고 나머지는 다른 기관으로 이관하면서 독립성을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9일 열린 NH투자증권의 '부채 전쟁'을 주제로 한 포럼에서 "부채 전쟁 속에서 중앙은행들이 엄청난 고군분투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연구원은 "재정적인 안정성이 취약해진 만큼 부채의 늪에 끌려가지 않게 하는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신트라 포럼에서 기존의 포워드가이던스(선제 안내)에서 더 나아간 프레임워크 가이던스를 강조했다는 점을 소개했다.
전 연구원은 "중앙은행이 판단하는 통화정책의 방법론 또는 원칙을 시장에 공유한다는 것인데, 이는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을 강화하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대응 여지를 확보하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고 언급했다.
그는 "명확한 정책 스탠스를 제시하기보다는 판단 기준을 시장에 공유하면서 불필요한 독립성 논쟁과도 절연될 수 있다"며 "실제 결정은 가장 마지막에 내려진다는 것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이처럼 중앙은행의 정책 체계가 상당히 모호한 형태로 변화해오면서, 재정으로부터의 독립성을 끊임없이 증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정부 재정과의 일치성인 양적완화(QE)를 한 나라들의 숙명인데, 해당 중앙은행들은 정부 적자를 공짜로 메워주는 것이 아니라는 의심에 부딪히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영란은행(BOE)이 있는데, 꾸준히 채권을 알아서 팔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과정에서 정부가 발행 만기를 줄이고 있는 것이 굉장히 불편할 것"이라며 "단기채로 조달을 자꾸 하게 되면 금리 인상과 바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영란은행은 가급적이면 금리 인상을 안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가장 독립성이 높은 중앙은행으로는 유럽중앙은행(ECB)을 꼽았다. 통화정책과 달리 유로존의 재정은 파편화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유로존의 재정 통합이 되지 않아 ECB에 카운터파티 상대가 없다 보니 독립적일 수 있다"며 "그렇다 보니 금리 인상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다만 유럽이 국방 지출이 있는데, 이 자체는 생산성을 높이지 못하고 성장을 이끌어내지는 못하는 상황"이라며 "다른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일본은행(BOJ)의 경우 최근 금리 인상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시장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리려고 하는 동시에, BOJ도 채권을 팔고 있다는 데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BOJ는 중앙은행이 보유한 국채를 줄여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과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재정정책에 의한 영향을 줄이려고 한다"며 "다만 다카이치 내각이 적극 재정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 엔화 방어 등에 대해서 BOJ보다는 일본 재무성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최근 엔화 가치가 급락시 지난 8월 일본 재무성이 미 재무부와 함께 적극적으로 개입한 점을 들었다.
전 연구원은 "BOJ가 환율 방어를 통화정책이 아닌 외환 개입에 위임해 자율성이 크게 훼손됐다고 판단한다"며 "추가 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도 BOJ보다는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이 더 눈에 띄는 점으로 보아, BOJ는 의지는 있으나 실행 능력이 없고 앞으로 처리해야 할 부분이 상당하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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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son1@yna.co.kr
손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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