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협상 과정에서 약속한 대미투자 프로젝트가 가시화하는 가운데 투자금 송금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대미투자는 이미 예고된 재료인 데다 당국도 외환시장 안정을 고려하겠다는 원칙을 여러 차례 확인한 만큼 달러-원 환율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10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다음 주 첫 번째 대미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한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대상은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이다. 투자 규모는 200억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올해 22억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미국으로 송금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부는 전날 배포한 보도설명자료에서 "대미투자 관련 구체적인 투자처와 발표 시점, 첫 투자금 송금 규모 및 시기는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투자금이 실제로 송금되더라도 현물환율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데다 외환보유액도 넉넉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천423억달러로 한 달 전과 비교해 143억달러 늘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심리가 안 좋았을 때는 한 차례 더 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는 재료였을 것 같은데, 지금은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외환보유액 4천억달러가 깨지기 직전이었다면 상징적 의미라도 있었겠지만, 그런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국은 그간 대미투자가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실행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에서 양국은 대미투자가 외환시장 불안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
또 자료에는 "한국은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해 미화를 시장에서 매입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법을 통해 조달함으로써 시장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명시됐다.
한미전략투자공사
대미투자 구조를 보면 정부 출자와 한국은행의 자산위탁, 금융기관 차입, 외화채권 발행 등으로 한미전략투자기금을 조성해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이를 운용하는 방식이다. 이때 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여 투자금을 조달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7월 국회에 제출한 업무현황 자료에서 외환시장 안정과 적정 수준의 외환보유액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대미투자금을 조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한미전략투자공사에 대한 자산위탁 방식으로 실시하며 특별법상 위탁자산은 원금과 약정수익 지급이 보장된다"며 "향후 한국은행과 정부는 외화자산의 운용수익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금을 공사에 위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투자금 송금이 시작되더라도 환율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한도 전체를 공격적으로 한꺼번에 환전하는 것이 아니라면 영향이 클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문홍철 DB증권 연구원은 "(환율에) 대미투자 송금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이미 알려진 재료인 만큼 영향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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