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사진 제공]
(서울·뉴욕=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진정호 최진우 특파원 = 10일(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출구 없는 이란 전쟁과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공포, 그럼에도 현금을 뿌리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악재 쓰나미' 속에 휘청거렸다.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나흘째 다 같이 내려앉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현금 살포' 공약에 더해 뜨거운 도매 물가까지 겹치면서 채권시장이 발작을 일으키자 증시도 위험 회피로 심리가 쏠렸다.
미국 국채가격은 단기물 중심으로 급락했다. 수익률곡선은 평평해졌다.(베어 플래트닝)
미국 생산자물가에서 물가 우려가 다시 불거지고 국제유가가 6% 넘게 치솟으면서 국채시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장기물 바이백 물량까지 한도에 못 미치는 등 악재가 잇달아 쏟아지는 장세가 연출됐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상승했다.
달러는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미국의 도매 물가마저 우려를 자아내면서 국채 금리 급등과 맞물려 강세 압력을 받았다.
유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유가 급등에 발목을 잡혀 약세를 보였다.
원유 시장에선 브렌트유에 이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100달러선을 돌파했다.
미국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친이란 반군 후티 간 분쟁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트럼프의 현금 살포 공약에 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까지 가파르게 오르면서 미국 국채금리는 급등했다.
미국 노동부는 8월 PPI가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7월의 0.1% 상승과 비교해 상승 각도가 확연히 높아졌다.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애초에 예상치 자체가 높았다.
트럼프는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11월 선거 때 승리할 경우 모든 성인 시민에게 1인당 5천달러를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미국 언론이 '표퓰리즘', '매표 행위'라고 일제히 십자포화를 퍼부은 것과 별개로 채권시장은 재정 부담에 경기를 일으켰다.
10년물 금리는 장 중 4.965%까지 뛰며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10년물 금리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2023년 10월 23일 5% 선을 넘은 바 있다. 금리인상 공포에 미국 2년물 금리도 15bp 가까이 급등했고 30년물 금리도 5.36% 선을 웃돌았다.
더 큰 문제는 채권시장이 이처럼 발작 증세를 보여도 뚜렷한 해법이 없다는 점이다. 이란 전쟁이 출구 없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유가를 잡을 길이 막막하고 그에 따라 인플레이션도 피할 길이 없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16.56포인트(0.60%) 떨어진 52,064.10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44.66포인트(0.58%) 밀린 7,591.70, 나스닥 종합지수는 171.62포인트(0.65%) 내려앉은 26,081.72에 장을 마쳤다.
트럼프의 현금살포 공약에 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까지 가팔라지면서 국채금리가 급등했다.
트럼프는 지난밤 공화당 전당대회 기조연설 때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모든 성인 시민에게 1인당 5천달러를 지급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이를 "성공한 기업이 주주들에게 배당하듯 트럼프 배당이라고 부를 것"이라고 밝혔다. 별도 발언에선 미국인 100만명에게 1인당 500달러의 오바카케어 보험료를 환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뜩이나 미국 국가부채가 40조달러를 넘어선 상황에서 트럼프의 공약은 부채 우려에 다시 불을 끼얹었다.
여기에 기름까지 끼얹은 것은 8월 PPI다.
미국 노동부는 8월 PPI가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의 0.1% 하락, 7월의 0.1% 상승과 비교해 상승 각도가 확연히 가팔라졌다.
중동 분쟁이 격해지면서 출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유가까지 급등한 점이 PPI 급등으로 이어졌다. 8월 PPI는 예상치엔 부합했으나 절대적인 수치는 금리인상을 피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미국 국채시장은 발작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10년물 금리는 장 중 4.965%까지 뛰며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10년물 금리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2023년 10월 23일 5% 선을 넘은 바 있다.
금리인상 공포에 미국 2년물 금리는 15bp 가까이 급등했다. 30년물 금리도 5.36% 선을 웃돌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8월 PPI 발표 이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9월에 기준금리가 25bp 인상될 확률은 71.1%로 반영됐다. 전날 마감치는 61.2%에서 큰 폭으로 뛰었다.
국제 유가도 해법 없는 이란 전쟁을 거듭 프라이싱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모두 7% 이상 급등하며 배럴당 100달러 선 위에 안착하고 있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칼 와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보고서는 생산 과정에서 물가가 오르고 있음을 가리켰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금리인상 지지자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통신서비스와 필수소비재만 강보합이고 나머지는 모두 하락했다. 소재와 유틸리티는 1% 이상 떨어졌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66% 하락했다. 국채금리 상승세에도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강세로 버텼으나 이날은 견디지 못했다.
인텔과 램리서치, 마이크론테크놀러지가 5% 안팎으로 떨어졌고 엔비디아와 ASML, AMD는 3% 안팎으로 내렸다.
미국 데이터베이스 회사 오라클은 장 마감 후 2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6% 넘게 오르고 있다.
오라클은 2분기 매출이 193억5천만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92달러라고 발표했다. 모두 예상치를 상회했다.
애플은 듀얼 모니터 아이폰을 처음으로 선보인 뒤 호평 속에 주가가 3% 넘게 올랐다.
의류 소매업체 아메리칸이글은 2분기 실적 실망에 14% 넘게 떨어졌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1.38포인트(8.38%) 오른 17.84를 가리켰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10.90bp 상승한 4.944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4.5500%로 12.30bp 뛰어올랐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5.3610%로 7.60bp 높아졌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40.80bp에서 39.40bp로 축소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유럽 거래에서부터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던 미 국채금리는 뉴욕 거래가 본격화하자 상승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5천달러 배당금' 발언이 재정 악화 우려를 부각시킨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주요 재료들이 줄을 이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8월 PPI는 전월대비 0.4%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오름폭 자체가 크다는 시각을 떨치지 못했다. 전월치는 보합(0.0%)에서 0.1% 상승으로 상향 수정됐다.
특히 항공료가 4.2%, 트럭 운송료가 2.0% 각각 급등하는 등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산출에 사용되는 항목들이 크게 오른 점에 시장은 주목했다. PCE 가격지수는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기준으로 삼는 물가지표다.
TD증권의 몰리 브룩스 금리 전략가는 "PPI 헤드라인 수치는 컨센서스에 부합했다"면서도 "근원 PCE에 들어가는 일부 항목들은 시장 예상보다 다소 강했다"고 말했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칼 와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보고서는 비용 상승이 대기 중임을 가리킨다"면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재 금리 인상을 원하는 이들의 논거를 지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예멘 친이란 반군 후티가 바브엘만데브 해협 장악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브렌트유에 이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이날 WTI 10월물은 전장 대비 6.69% 급등한 배럴당 102.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8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오후 들어 치러진 30년물 입찰에서 강력한 수요가 확인됐으나 장기물 금리는 잠시 고개를 숙이는 듯하다가 다시 반등했다. 뒤이어 전해진 장기물 바이백 입찰은 시장에 실망을 안겼다.
미 재무부는 잔존만기 10~20년 국채 유동성 지원 바이백 입찰에서 최대 한도 60억달러어치에 못 미치는 51억8천700만달러어치만을 사들였다. 응찰액은 104억8천900만달러어치에 달했으나 최대 한도를 다 채우지 않는 소극적인 매수를 한 셈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4.9% 중후반대로 올라서면서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5.0%를 웃돈 것은 2023년 10월 23일(일중 고점 5.0220%)이 마지막이었다.
5.30%대에 안착한 30년물 금리는 2007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년물 금리는 2024년 7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ECB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독일 국채(분트) 2년물 수익률은 전장대비 16.29bp 뛰어오른 3.2439%에 거래를 마쳤다. ECB가 예상대로 주요 정책금리를 25bp 인상한다고 발표한 뒤 이르면 다음 달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57분께 연준이 다음 주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전장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73.1%로 가격에 반영했다.
10월까지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70% 초반대에서 80% 중반대로 상승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54.340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 가격 153.639엔보다 0.701엔(0.456%) 상승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6102달러로 0.00209달러(0.180%) 낮아졌다.
ECB는 이날 통화 정책회의를 개최하고 3대 정책금리를 25bp씩 인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을 우려하며 "인플레이션은 상당 기간 목표치를 크게 웃돌 것"이라며 전망했다.
이날 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너무나 당연한 결정"이라며 매파적인 뉘앙스를 전달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외르크 크래머는 "이러한 매파적 어조를 고려해 우리는 12월 전망을 수정하며, 이제 추가 25bp 인상을 예상한다"고 했다.
다만, 유로는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강세 압력을 받진 못했다. 유럽 천연가스 시장의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선물 근월물은 3.60% 급등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99.074로 전장보다 0.260포인트(0.263%) 높아졌다.
높은 수준의 유가가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프랑스 AFP 통신은 이날 후티 반군이 홍해 연안 도시 모카를 장악해 전략적 요충지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장악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고 보도했다.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장악하게 되면 사우디아라비아 입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주요 수출길을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전쟁을 자신의 임기까지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렌트유 11월 인도분은 전장 대비 6.34% 급등한 배럴당 107.63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5월 19일(107.77달러) 이후 가장 높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종가도 102.48달러로 100달러선을 넘겼다.
미 생산자물가지수(PPI)는 8월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5.3%)를 웃돌았다. 특히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에 반영되는 항공료(4.2%, 전달 대비)와 병원 외래 진료비(+0.4%), 입원 진료비(+0.5%) 등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LPL파이낸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프리 로치는 "이란과의 분쟁이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길어지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점 더 굳어지고 있다"면서 "현재 속도라면 다음 주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5094달러로 전장보다 0.00364달러(0.269%) 내려갔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6.7146위안으로 0.0078위안(0.116%) 상승했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WTI는 전장 대비 6.43달러(6.69%) 오른 배럴당 102.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1일부터 8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19일(107.77달러) 이후 가장 높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물은 6.42달러(6.34%) 오른 107.63달러에 마무리됐다. 4거래일째 오름세다. 역시 5월 19일(111.28달러) 이후 최고다.
앞서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29년 1월까지 이란과 전쟁이 이어질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11월 중간선거 이후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했지만, 이 보도가 맞는다면 내부적으로는 장기전까지 염두에 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밤 이란의 핵 시설이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곡괭이 산 타격 가능성도 열어뒀다.
프랑스 AFP 통신은 이날 후티 반군이 홍해 연안 도시 모카를 장악해 전략적 요충지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장악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AFP에 "후티 반군이 모카를 장악했으며 현재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향해 진격 중"이라고 말했다.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장악하게 되면 홍해를 통한 사우디의 원유 수출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에너지는 이날 보고서에서 "이란 분쟁이 확실하게 해결될 가능성이 작아지고 브렌트유가 최근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원유 시장은 이제 공급 차질 위험이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되는 새로운 정상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jhjin@yna.co.kr
진정호
jhjin@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