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1일 달러-원 환율은 1,350원선 부근에서 상승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불붙은 국제유가에 미국 물가 우려까지 더해져 오름세가 불가피해 보인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인플레이션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현실을 보여줬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P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4% 상승했다. 근원 PPI는 전달 대비 0.2%, 전년 대비로 4.6% 올랐다.
대체로 예상에 부합한 결과지만 높은 상승률은 미국 물가가 끈적하다는 인식을 강화했다.
특히 항공료(+4.2%)와 트럭 운송료(+2.0%), 병원 외래 진료비(+0.4%), 입원 진료비(+0.5%) 등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산출에 반영되는 항목들이 전월 대비 크게 올라 이목을 모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으로 삼는 물가 지표인 PCE 가격지수의 가파른 상승을 예상케 해서다.
유가는 다시 배럴당 100달러대에 자리 잡는 모습이다.
미국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친이란 반군 후티 간 무력 충돌이 심화하는 수순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 직후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했지만,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는 2029년 1월까지 전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둘만큼 장기전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아울러 후티 반군이 홍해 연안 도시 모카를 장악해 전략적 요충지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장악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홍해를 통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전개다.
결국 브렌트유에 이어 서부텍사스산원유(WTI)까지 100달러대로 올라섰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WTI는 102.48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브렌트유 11월물은 107.63달러를 기록했다. 모두 지난 5월 19일 이후 최고치다.
유가, 물가 우려에 미 국채 금리가 뛰고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도 커지면서 달러화가 오르막을 걸었다.
달러 인덱스가 99대로, 달러-엔 환율이 154엔 중반대로 높아지면서 달러-원도 1,350원 부근까지 올랐다.
관건은 이날 발표되는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물가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는 지표다.
시장은 8월 CPI가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4% 올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근원 CPI는 전달 대비 0.2%, 전년 대비 2.4%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한다.
예상치부터 수치가 높다. 기대를 크게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해 강달러 흐름을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CPI라는 변수가 남아 있지만 금요일 환율 하락 공식은 깨질 공산이 크다.
지난 6월 12일부터 무려 13주 연속으로 달러-원은 금요일마다 내리막을 걸어왔다.
배경은 매번 달랐으나 금요일 하락장이 반복되자 하락 시도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물가와 유가가 만들어낸 상승세가 워낙 거세 이날 이 공식은 힘을 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 하락과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도가 달러-원 상승 시도를 부추길 수 있다.
간밤 뉴욕증시는 높은 물가와 뛰는 유가, 미 국채 금리 급등이 유발하는 불안감에 휩싸여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60% 밀렸고 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0.58%와 0.65% 떨어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66% 하락했다.
뉴욕증시 약세가 코스피로 전이되면서 외국인 이탈이 일어날 경우 커스터디 매수로 이어져 달러-원 상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이틀 연속 주식을 내던졌는데 전날 순매도 규모가 2조6천억원으로 비교적 컸다. 지난 8월 25일 이후 최대다.
코스닥, 넥스트레이드까지 합산한 순매도는 4조원으로 지난 8월 6일 이후 가장 많았다.
다만, 상방이 예상보다 무거워 달러-원 오름폭이 제한될 수 있다.
매도 우위 수급 분위기가 당장 반전되기 어려운 형국이어서 오히려 반등 흐름을 좋은 매도 기회로 보고 '팔자' 물량이 적극 출회될 여지도 있다.
일시적 반등으로 인식하고 롱스탑(매수 포지션 청산)이나 매도에 나서면서 하방 압력을 가중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달러-원은 이날 주로 1,340원대 머물면서 상단을 테스트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CPI 발표를 앞두고 있어 과감한 시도는 자제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관세청은 9월 1~10일 수출입 현황을 공개한다. 반도체가 주도하는 수출 호황이 중장기 달러-원 하락 기대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주시할 지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국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한다.
달러-원은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전날 서울장 종가(1,339.20원) 대비 10.70원 상승한 1,349.90원을 기록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350.3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25원)를 고려하면 서울장 종가 대비 11.35원 오른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ywshin@yna.co.kr
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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