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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금융 자본전략②] 하나금융, 손익 밖에 놓인 1조…두나무에 베팅한 이유

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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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하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의 성공을 위한 금융기관간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1.17 [공동취재] cityboy@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하나금융지주가 비은행 이익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당기순이익에 직접 반영되지 않는 두나무 지분에 1조원을 투입했다.

기존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을 키우는 대신 디지털자산 시장의 진입 기반을 먼저 확보하는 쪽에 자본을 배치한 것이다.

하나금융이 취득한 두나무 지분 6.55%는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FVOCI) 금융자산으로 분류돼 기업가치가 올라도 평가이익은 자본에만 쌓인다. 때문에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처분이익이 손익계산서를 거치지 않아 이번 투자만으로는 경쟁 금융지주와의 비은행 이익 격차를 직접 좁힐 수 없는 구조다.

결국 투자 성과는 두나무의 기업가치 상승보다 스테이블코인·수탁·송금·자산관리 등 그룹 사업과의 결합을 통해 실제 수수료 수익을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비은행 18.8%·경쟁사는 30~40%…기존 계열 대신 두나무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5월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주식 228만4천주를 약 1조33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국내 시중은행이 가상자산 기업 지분을 대규모로 취득한 첫 사례다.

하나은행이 인수한 지분은 6.55%로 송치형 두나무 회장 25.51%, 김형년 부회장 13.10%, 우리기술투자 7.20%에 이은 4대 주주에 해당한다. 경영을 지배할 수 있는 지분율은 아니지만 사업 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주요 주주 지위는 확보했다.

두나무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한 배경에는 하나금융의 높은 은행 의존도가 있다. 하나금융의 비은행 이익 비중은 2025년 상반기 12.0%에 그쳤고 연간으로도 12.1%에 머물렀다.

올해 상반기에는 18.8%로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KB금융과 신한금융이 30~40%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격차가 크다.

기존 비은행 계열사의 자체 성장만으로 이를 단기간에 좁히기도 어려웠다.

하나증권은 최근 2년간 총위험액을 27% 넘게 늘렸지만 위험 대비 수익성은 3.5%에서 3.2%로 낮아졌다. 카드와 캐피탈도 성숙 단계에 접어들어 그룹 이익 구조를 빠르게 바꿀 정도의 성장을 기대하기 쉽지 않았다.

이에 하나금융은 기존 계열사의 수익성 개선을 기다리는 대신 디지털자산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는 쪽을 택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사의 주요 주주 지위를 확보한 뒤 발행과 수탁, 송금, 자산관리까지 그룹의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전략이다.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와체인을 활용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기반 외화송금을 대체하는 기술검증도 마쳤다. 펀드·연금·신탁 등 기존 자산관리 사업에 디지털자산 서비스를 결합하는 구상도 제시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향후 하나은행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디지털자산 수탁을, 하나증권은 실물연계자산(RWA) 금융상품을, 하나카드는 결제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계열사 간 역할을 나눌 수 있다"며 "두나무 투자는 지분 자체의 재무적 수익보다 그룹 차원의 신사업 기반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투자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조 투자해도 평가이익은 순익 밖…사업화가 성패 가른다

하나금융의 2026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두나무 지분 6.55%는 FVOCI로 지정된 비상장 지분투자로 분류됐다.

취득 지분율이 통상적인 지분법 적용 기준인 20%에 미치지 못하고, 두나무 창업주인 송치형 회장과 김형년 부회장이 총 38.61%를 보유하고 있어 하나금융이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인정받기도 쉽지 않은 구조다.

지분법을 적용하면 두나무 순이익 가운데 보유 지분율에 해당하는 금액이 하나금융의 당기순이익에 반영된다.

그러나 FVOCI로 분류된 지분증권은 보유 기간에 발생한 평가손익이 당기순이익이 아닌 기타포괄손익으로 인식된다.

지분을 매각할 때도 누적 평가이익은 당기손익으로 재분류되지 않고 이익잉여금으로 직접 대체된다.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상승하더라도 하나금융의 순이익이 그만큼 늘어나지 않고, 차익을 실현해도 처분이익이 손익계산서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두나무가 지급하는 배당만 당기순이익에 반영된다.

하나금융의 FVOCI 지정 비상장 지분투자 취득액은 지난해 상반기 7천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163억원으로 급증했다. 기말 잔액도 같은 기간 8천403억원에서 1조9천646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하나금융이 보유한 전체 FVOCI 비상장 지분투자에서는 약 1천80억원의 공정가치 변동이 발생했지만 이는 자본에 반영됐을 뿐 당기순이익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투자자산의 가치가 올라도 성과가 손익 지표에는 직접 나타나지 않는 회계 구조다.

비상장 지분투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가중치를 적용받아 자본비율에도 부담을 준다.

하나금융의 위험가중자산은 올해 1분기 298조원에서 2분기 307조8천억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보통주자본비율은 13.23%에서 13.21%로 낮아졌다.

기업대출 증가 등 다른 요인이 함께 반영돼 두나무 투자만의 영향을 분리하기는 어렵지만, 두나무 지분 취득 역시 위험가중자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하나금융으로서는 당기순이익에 즉각적으로 기여하지 않는 투자에 자본비율 부담까지 감수한 셈이다.

이번 투자의 성과는 두나무의 기업가치 상승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자산 수탁, 블록체인 기반 송금이 실제 수수료 수익으로 이어지고 증권·카드 등 기존 비은행 계열사의 사업 확장으로 연결돼야 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비은행 이익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당기손익에 바로 기여하는 자산보다 디지털자산 시장의 진입 기반을 확보하는 데 1조원을 배치했다"며 "두나무와의 협업이 계열사의 새로운 수익으로 이어져야 손익 밖에 놓인 투자의 전략적 가치도 입증될 것"이라고 말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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