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채 잔액 年 최대 40조 증가…2022년 한전채 쇼크땐 30조
2030년까지 LH채만 100조 나온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2030년 주요 공공기관의 공사채 등 채권성 부채 잔액이 올해보다 120조원가량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간 증가 폭이 최대 40조원에 육박하는데, 이런 흐름이 4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2030년 공사채 잔액 '545兆'
11일 재정경제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6~2030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분석한 결과, 주요 공공기관의 '공사채 등'·'채권 발행 차입금' 등 항목의 2030년 말 전망치 합계는 총 약 545조2천300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말 예상치인 425조5천600억원보다 120조원가량, 약 28% 급증한 것이다.
이는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제출한 주요 공공기관 37곳 중 채권성 부채 항목이 식별되는 곳을 종합해 집계했다. 관련 법상 자산이 2조원 이상이거나 정부의 손실 보전 조항이 있거나 자본잠식 기관이 공개 대상이다.
이들 전망 중 부채에서 '공사채 등'과 같은 채권 규모 전망치를 합산했다. 한국공항공사·한국도로공사·한국산업단지공단·한국철도공사의 경우 현재 채권 잔량과 유사한 수준인 '이자부 부채' 항목을 준용했다. 한국마사회 등 이자부 부채 항목이 존재하지만 채권 발행이 없는 기관은 제외했으며,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경우 유동화부채를 제외한 차입부채만 반영했다.
[출처: AI 생성 이미지]
◇ '한전채 쇼크'급 채권시장 공급 과잉 4년 간다
이들의 공사채 규모는 매년 20조~40조 수준의 증가 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당장 내년엔 27조7천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8년 38조5천억원 늘어나 가장 큰 연간 증가 폭을 기록한 뒤, 2029년 33조3천억원, 2030년 20조2천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한전채 쇼크'가 발생했던 2022년 공사채 잔액 증가 폭인 연 30조원에 맞먹는 수준으로 매년 늘어나는 것이다. 당시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폭등한 에너지 가격으로 수십조원 적자에 시달렸고, 이를 '한전채 발행 폭탄'으로 충당하면서 채권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이번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단연 압도적인 채권 잔량을 예고했다. LH는 올해 말 64조3천억원이던 공사채 잔액이 2030년 약 162조원 수준까지 불어날 것으로 봤다. 순 증가분이 100조원에 달한다.
LH는 "공공주택 건설·매입·임대 운영 물량 증가로 기금과 사채 차입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공개했던 재무관리계획 대비 전반적인 부채 전망치가 늘어난 이유 역시 공사채 발행 증가를 꼽았다.
◇ 원전 짓는 한수원 10兆, '반도체 용수' 수자원公 6兆
LH 다음으로 큰 규모의 채권 순증을 예고한 곳은 한국수력원자력이다. 한수원은 올해 말 17조3천억원 수준이던 공사채 등의 규모가 2030년 27조3천억원까지 약 10조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수원은 신규 원전 건설과 설비 투자 등에 따라 사채와 차입금이 늘어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030년까지 약 6조원 공사채 잔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수자원공사의 경우 특히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용수 공급 등 대규모 투자 사업이 예정돼 있어 부채가 증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집계에 주택저당증권(MBS) 등 정책금융기관의 유동화증권은 별도로 담기지 않았다. 주금공은 2026~2030년 연간 20조~24조원 수준의 유동화증권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발전5사 통합에 따른 채권 발행 한도 변동 등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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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복되는 공사채 쇼크…또 한 번 채권시장 블랙홀 될까
공사채 공급 급증 기조가 향후 4년간 예고되면서, 채권시장의 전반적인 수급 구축 효과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공사채 공급 쇼크는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대외 충격, 정책 기조 등으로 급증한 자금 소요를 채권 발행으로 충당하는 패턴이다.
이번 공급 과잉이 LH에 의해 주도되는데, 과거에도 LH가 채권시장을 흔든 전례가 있었다. 2010년 LH는 사업성 악화와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 등과 맞물리면서 조달에 난관을 겪었고, 이는 공사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일 "공사채 내부적으로 LH 채권 약세가 예상된다. 시장 전반적으로도 수급 구축을 야기할 수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LH 발행 채권의 특성상 2022년만큼의 충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시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LH의 순발행이 한전발 구축효과가 있던 2022년과 비슷한 규모"라면서도 "LH는 은행 위험 가중치 0%가 적용돼 은행권 선호도가 높다는 차이가 있다. 공사채 자체 수급 부담은 있겠지만, 2022년처럼 시장 전반의 구축효과는 제한적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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