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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된 '투자유의사항'…SK바이오팜 1조원 뇌전증약 미래는

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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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팜, 계약 전 독성 소견 인지…인체 위험성 낮다고 판단

계약 규모와 함께 임상 불확실성 담은 유의사항 살펴야

발언하는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

(샌디에이고=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 USA'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23 sun@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SK바이오팜[326030]이 최대 1조1천억 원 규모로 도입하려는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Opakalim·BHV-7000)의 계약 당시 '투자유의사항'이 현실로 다가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오파칼림의 2·3상 임상시험 일부를 보류하면서다.

지난달 26일 이동훈 대표이사까지 나서 이번 계약에 큰 의미를 부여했지만 자칫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SK바이오팜은 계약 당시 임상시험 등 결과에 따라 거래 관련 비용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투자유의사항으로 명시했다. 이번 보류 이유가 된 설치류 대상 비임상 독성 소견을 회사는 이미 계약 전 실사 과정에서 인지했지만 자체 검토와 외부 전문가 자문을 거쳐 사람에게 관련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공시에 해당 내용을 포함하지 않았어도 문제는 없다. 회사가 계약 당시부터 투자유의사항을 적어둬서다. 신약 기술거래 등 공시에 통상적으로 유의사항이 담기기도 한다. 다만 공시 당시와 다르게 신약 개발 불확실성이 이번 FDA 임상 보류를 계기로 구체적인 리스크로 나타난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계약 규모를 넘어선 여러 요인을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창호 SK바이오팜 전략부문장은 11일 온라인 설명회에서 "계약 서명 전에 이미 이번 이슈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회사 자체 판단과 외부 전문가 등을 통해서 쥐에서 발견된 특이 대사 과정에 사람에게 동일한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 당시의 자사 판단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회사가 리스크가 낮다고 판단한 독성 소견에 대해 FDA가 추가적인 확인을 요구했다는 점이다.

SK바이오팜이 오파칼림을 들여오려는 미국 회사 바이오헤이븐은 FDA로부터 오파칼림의 2·3상 임상시험(RISE2·RISE3)에 대한 부분 임상 보류를 통보받았다. FDA는 비임상 과정에서 설치류(쥐)에 투여해 확인된 독성이 해당 종에 국한한 것인지 추가 자료를 요구했다.

SK바이오팜은 바이오헤이븐이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FDA에 자료를 제출해 추가 검토를 거쳐 늦어도 11월 중에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행히 SK바이오팜은 비임상 독성 소견 관련 문제가 해소된 뒤 거래 종결(딜 클로징)을 진행할 예정이며, 아직 바이오헤이븐에 선급금을 지급하지 않은 상태다.

회사는 비임상 독성 소견을 미리 알고 대응책을 준비해고 있었다고 설명됐다. 다만 실제 임상시험에 부분 보류라는 규제 조치가 내려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SK바이오팜은 비임상시험에서 확인된 독성이 실제 사람에게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1천200명 이상의 대상자를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됐지만 이번 비임상 독성 소견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상 사례도 없었다고 했다.

회사는 FDA가 바이오헤이븐 측이 제출한 추가 자료를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다고는 하나 100%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만큼 신약 개발은 불확실성이 높다. 회사는 전날 투자판단관련주요경영사항 공시에서 "임상시험 약물이 의약품으로 최종 허가받을 확률을 통계적으로 약 1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며 투자유의사항을 썼다.

이번 FDA 임상 보류 조치와 관련한 내용이 이미 전날 공시됐고 계약 당시에도 임상시험에 따른 비용 인식 변동 가능성 등 투자 유의사항을 적어둔 만큼 공시 적정성에 문제는 없다.

결국 이번 사안은 SK바이오팜이 계약 당시 내린 판단이 FDA의 추가 검증에서 어떤 결론이 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약 기술 거래 관련 공시에서 투자유의사항은 계약의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문구로 통상적으로 쓰이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 다소 추상적으로 읽힐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임상 과정에서 규제기관의 보류 조치가 발생하면 그 문구가 의미하는 위험은 더 이상 추상적이라고 치부할 수 없게 된다.

수천억 원, 수조 원의 계약 규모만 볼 것이 아니라 그 뒤에 붙은 투자유의사항이 어떤 위험을 의미하는지까지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이번 FDA의 판단은 SK바이오팜이 1조 원대 베팅에 앞서 위험 요인을 얼마나 잘 관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sijung@yna.co.kr

정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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