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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3년 만에 회장 교체…지배구조 혼란 불가피

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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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한상민 기자 =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실패하면서 국내 최대 금융그룹 수장이 3년만에 바뀌게됐다.

당초 금융권에선 양 회장의 연임을 유력하게 점쳤으나 예상을 벗어난 결과에 금융권 전반의 지배구조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1일 회의를 열고 이재근 KB금융 글로벌·자산관리(WM)·중소기업(SME)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취임 3년 만에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현직 회장이 연임에 도전했다가 회추위 심사에서 탈락한 것은 KB금융에서 사실상 처음이다.

전임자인 윤종규 전 회장이 9년 동안 회장을 지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임 실패는 상당한 충격이다.

◇'안정'보단 '세대교체'…양 회장보다 5살 어려

이날 회추위의 결정으로 KB금융 안팎은 물론, 금융권 전반이 충격과 혼란에 휩싸였다.

회추위가 이번 결정을 내린 배경을 파악하느라 분주했다.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양 회장이 KB금융의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주주환원도 확대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며 사실상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졌기 때문이다.

회추위는 양 회장 중심의 '안정'보다 새 인물로의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고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KB금융에 필요한 게 미래를 위한 '과감한 변화'라는 데 뜻을 모았다는 것이다.

회추위는 "이 부문장은 금융산업이 재편되고 머니무브가 본격화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KB금융의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훌륭히 이끌어낼 만한 역량이 있는 CEO 후보"라고 추천 배경을 밝혔다.

연장선상에서 그룹 전반의 물갈이 인사를 위한 사전 단계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이 부문장을 회장으로 선임하면 나이가 많은 최고경영자(CEO)들이 자연스럽게 물러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이유다. 이 부문장은 1966년생으로 1961년생인 양 회장보다 5살 어리다.

한 금융권 인사는 "회장보다 나이가 많은 CEO들이 계속 현직에 있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대가 바뀌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한국 사회에선 나이를 무시하기 어렵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회추위가 이번 결정을 통해 그동안 강조해온 '독립성'과 '투명성'을 증명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양 회장이 아닌 새 얼굴을 회장으로 선택했다는 점에서다.

한 은행권 사외이사는 "회추위가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양 회장이 아닌 이 부문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낙점하며 그동안 주장해온 독립성을 증명한 모양새가 됐다"며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 연임 실패에…금융권 인선 파장 어디까지 미치나

양종희 회장이 연임에 실패하자 금융권에선 결과를 두고 충격적이란 반응이 나온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제도적 압박이 아직 없는 상태에서 나온 회장 교체라는 데서 의아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금융당국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가 밀리면서, 3연임 혹은 연임을 제한하는 방안 등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양 회장은 이번 연임에서 별도의 추가 제약 조치를 받지 않게됐다는게 금융권 전반의 인식이었다.

한 금융지주 임원은 "당연히 연임할 것으로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뉴스가 나와 당황했다"며 "이재근 차기 회장은 그룹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이번 결과를 당국과 금융지주 사이 줄다리기에 따른 결과로 봤다.

이 관계자는 "3연임이 가능한 상황임에도 연임에서 끝난 걸 보면 KB금융 쪽이 당국의 스탠스에 발을 맞춘 것"이라면서도 "회장 교체 자체를 이사회 독립성이 확보됐다는 점에 증거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한 번 금융지주 회장에 오르면 다른 회장 후보들은 연임 절차에서 소위 '들러리'를 선다는 인식에 도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환경이었다는 반응이 컸다.

이번 연임 실패 결과를 두고 금융권 시선은 곧바로 다른 지주 회장들의 연임 심사로 옮겨가고 있다.

당장 시험대에 오르는 곳은 농협금융이다.

이찬우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 2일까지다.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라 한두달 내에 경영승계 절차가 개시된다.

첫 임기를 채운 회장의 연임 여부를 이사회가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한 달 만에 다시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당장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도 연임에 안심할 처지가 아니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달 말부터 경영승계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황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말까지다.

당국 개입이 없어도 회추위가 현직 회장의 연임을 막을 수도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황 회장은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을 이끌었지만, 준수한 실적에도 교체된 양 회장의 사례처럼 연임 평가는 회장의 비전 등 다른 전반적인 요소로 평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 회장의 연임 실패로 KB금융그룹의 연말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의 폭도 커질 가능성이 생겼다

5대 금융그룹 지주·계열사 69곳 가운데 56곳의 대표 임기가 올해 말 끝나는데, KB금융에서만 양 회장을 포함해 12개 계열사 중 11곳의 대표가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KB금융지주

sjyoo@yna.co.kr

smhan@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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