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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끌고 AI 받친다"…韓 성장률 상향이 바꿀 자산시장 셈법

26.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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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AI 컴퓨팅센터 조감도

국가 AI 컴퓨팅센터 조감도. [삼성SD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반도체 업황 호조와 인공지능(AI) 투자가 한국 경제의 성장 경로를 끌어올리면서 국내 자산시장도 새로운 균형점을 탐색할 가능성이 커졌다.

경기 회복만 놓고 보면 주식에 호재지만, 동시에 중립금리와 잠재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채권과 부동산에는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

향후 국내 금융시장은 단순한 금리인하 기대보다 '성장률 상향이 자산별 할인율과 이익 전망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6%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한국은행 전망치 3.3%를 웃도는 수준이다.

반도체 수출과 대규모 설비투자 등이 주된 이유다.

과거 반도체 호황이 수출 증가에 집중됐다면 이번 사이클은 설비투자와 자본축적을 함께 동반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여기에 AI가 제조업뿐 아니라 금융·물류·서비스 전반으로 확산할 경우 잠재성장률 자체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식시장은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익이 경기보다 빠르게 개선되는 국면에서 반도체와 전력기기, 데이터센터, AI 인프라 관련 업종은 실적 추정치 상향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성장률 증가가 단순한 경기 반등이 아니라 생산성 개선과 설비투자 확대에서 비롯될 경우 코스피의 이익 체력 자체가 한 단계 높아졌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관건은 밸류에이션이다.

성장률이 높아지면 기업 실적에는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금리의 하단도 높아질 수 있다. 주가수익비율(PER)을 끌어올렸던 저금리 기대가 약해질 경우 성장주의 멀티플 확장에는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지수 전체가 일제히 오르기보다 이익 증가가 실제로 확인되는 반도체·AI·산업재와 그렇지 못한 업종 간 차별화가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많다.

채권시장은 더 복잡하다.

중립금리가 기존 추정치보다 높아질 경우 향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폭에 대한 시장 기대도 조정될 수 있다.

중립금리가 2%대 중반에서 최대 3% 안팎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현실화하면 장기금리는 이전보다 높은 수준에서 균형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국고채 강세를 제약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성장률과 생산성이 높아지는 동안에는 경기 둔화를 전제로 한 공격적인 금리 인하 베팅이 힘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장단기 금리차는 확대될 수 있다. 단기금리는 통화정책 경로에 연동되지만 장기금리는 성장률과 잠재성장률, 재정 부담을 더 많이 반영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커브 스티프닝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또한 원화에도 우호적이다.

성장률 상향과 반도체 수출 호조가 동시에 나타나면 경상수지와 외국인 주식자금 유입 기대가 강해질 수 있다.

특히,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이 단순 제조업 경기민감국에서 AI·반도체 생산성 수혜국으로 재평가될 경우 원화 자산의 상대적 매력이 높아질 수 있다.

다만 금리 상승이 외국인 채권 수요에는 부담이 될 수 있고, 미국의 통화정책과 달러 방향성이 여전히 더 큰 변수라는 점은 부담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부동산을 가장 미묘한 영역으로 손꼽는다.

성장률과 소득이 높아지는 것은 수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중립금리 상승은 주택시장 할인율과 대출금리의 하단을 높이는 요인이다.

특히, 수도권 주택시장은 이미 높은 가격 부담을 안고 있어 성장률 상향 자체보다 금융비용 경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국내 자산시장의 셈법이 이전과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그간 시장은 경기 둔화와 금리 인하를 동시에 기대하며 채권과 성장주에 베팅해왔다. 하지만 반도체와 AI가 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국면에서는 주식에는 실적 개선, 채권에는 금리 상단 상승이라는 서로 다른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성장률 상향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 성장이 생산성 향상과 투자 확대에서 비롯되느냐는 점"이라며 "그 경우 주식은 이익 측면에서 수혜를 받을 수 있지만 채권과 부동산은 더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하는 새로운 균형에 들어설 수 있다"고 전했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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