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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증권 첫판은 채권·MMF…증권사 '디지털 IB' 경쟁 열린다

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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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내년 2월 토큰증권 제도 시행을 앞두고 증권사들의 '디지털 IB'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토큰증권 제도화의 첫 단계에서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채와 사모 머니마켓펀드(MMF)를 우선 토큰화하기로 하면서다.

미술품이나 부동산 조각투자에 머물렀던 토큰증권 시장이 증권사의 전통적인 기업금융(IB)과 채권·펀드 영역으로 확장되는 셈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년 2월 토큰증권 제도화법 시행에 맞춰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MMF와 사모사채를 우선 토큰화하기로 했다.

비상장주식은 신탁방식을 통해 토큰화하고, 조각투자증권 역시 1단계부터 공모 발행이 허용된다.

금융권에선 이 가운데 사모채와 MMF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기존 증권사의 주력 사업과 가장 가까운 영역이어서다.

기업의 자금조달 수요를 발굴해 채권을 발행하고 기관투자자를 모집하는 기존 IB 업무가 분산원장 기반 인프라 위에서 구현될 경우 증권사의 발행·인수·유통 역량이 그대로 경쟁력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토큰증권은 기존 전자증권과 달리 별도의 분산원장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증권사 등이 메인넷을 구축하고 이를 한국예탁결제원의 토큰증권 시스템과 연계해야 한다.

정부도 발행부터 유통, 청산·결제, 권리행사까지 자본시장 가치사슬 전반을 단계적으로 디지털화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토큰증권 시장의 초반 경쟁력이 단순한 블록체인 기술력보다는 실제 금융상품을 발행해 본 경험과 기존 IB 네트워크를 얼마나 디지털 인프라에 빠르게 연결하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앞선 사례로 꼽힌다.

미래증권은 지난 1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총 1천억원 규모의 디지털 채권을 발행했다.

홍콩달러 3억2천500만달러와 미 달러 3천만달러를 동시에 조달했으며, HSBC의 토큰화 플랫폼 '오라이언'을 활용했다.

홍콩금융관리국(HKMA)의 공식 채권 결제 인프라인 CMU와 연계한 실제 디지털채권 발행 경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런 경험은 국내 토큰증권 시장이 열릴 때 발행 구조 설계와 원장 관리, 결제, 투자자 관리 등 실무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선제적으로 했다는 점이 시장 지배력으로 즉각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토큰증권 사업은 특정 증권사에 독점적으로 허용되는 구조가 아닌 만큼 기존 대형 증권사들도 빠르게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결국 실제 시장이 열리면 기업 발행 수요를 누가 먼저 확보하고, 기관투자자를 얼마나 끌어모으느냐가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마다 인프라 구축 전략도 다르다.

일부 대형사는 자체 분산원장과 플랫폼 구축을 준비하는 반면, 자체 개발 부담을 줄이고 공동 인프라를 활용하려는 증권사들도 늘고 있다.

실제로 코스콤은 증권사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토큰증권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코스콤과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 플랫폼에 참여하기로 했다.

양사는 채무증권과 지분증권 등 기존 정형증권의 토큰화와 실제 상품 개발을 함께 검토한다.

코스콤은 앞서 키움증권, 대신증권, IBK투자증권 등과도 공동 플랫폼 협력을 확대하기도 했다.

금융권에선 토큰증권 경쟁이 본격화하면 기존 IB 시장의 서열도 일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회사채 시장에서는 기업 네트워크와 인수 능력, 기관 영업력이 핵심이었다면, 토큰증권에서는 발행 인프라와 원장 관리, 디지털 유통·결제 역량까지 추가되기 때문이다.

특히 사모채는 발행 구조를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고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거래되는 만큼 토큰화의 초기 실험 대상으로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MMF 역시 기관의 단기자금 운용 수요와 맞물려 토큰 기반 자산관리 시장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도 1단계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점검한 뒤 공모 채권과 펀드 등으로 토큰화 범위를 확대하고, 이후에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온체인 결제까지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내년 2월 열리는 시장은 토큰증권의 완성형이라기보다 증권사들이 본격적인 디지털 IB 경쟁을 시작하는 첫 시험대에 가깝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기술 자체보다 실제 채권을 발행하고 투자자를 확보해 본 경험이 중요할 것"이라며 "기존 IB 경쟁력이 토큰증권 시장에서도 그대로 이어질지, 새로운 디지털 사업자가 판을 흔들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전했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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