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연고점을 경신한 상황에서도 채권시장은 다음 상단을 찾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냉소를 보냈다.
국제유가의 상단을 예단할 수 없는 만큼 금리 역시 어느 수준까지 오를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1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거래일인 지난 11일 국고 3년 민평 금리는 4.02%를 나타냈다. 2023년 11월1일(4.06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고 10년 민평 금리 역시 4.542%를 기록하며 2022년 10월21일(4.620%)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고 30년 금리(4.732%)는 지난달(8월) 18일(4.750%) 이후 최고치였다.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이처럼 국고 금리가 급등한 것은 국제유가의 천장 모를 폭등에 기인한 바가 크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배럴당 107.63달러(6.34%)를 기록하며 지난 5월19일(111.28달러)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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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는 그동안 국제유가가 어느 정도 상승하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TACO(트럼프는 언제나 물러선다) 행보에 의해 80~100달러대를 오르내릴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국제유가가 치솟는 상황에서도 미-이란 충돌을 완화할 트럼프 대통령의 유의미한 행보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국제유가는 심리적 저항선 100달러를 뚫고 올라간 것이다.
호르무즈 상황의 해법을 찾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란·걸프국 회의도 13일 연기됐고,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주요 송유관을 폐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유가는 계속 위를 바라보고 있다.
채권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상황 속 국고 금리의 상단을 가늠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A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채권시장은 러프하게 봤을 때 국제유가 하나만 봐도 설명할 수 있다"면서 "그런데 최근 국제유가가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예측이 어려운 한 명에 달려 있어 불확실성이 너무 커졌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고 금리가 3년 기준 4%라는 레벨을 뚫고 올랐음에도 그 다음 상단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며 "변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인 만큼 보수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어보인다"고 덧붙였다.
B 은행의 채권 딜러도 "유가 상승 모멘텀이 살아 있는 만큼 레벨을 보고 접근하면 안 되는 시장"이라며 "주요국 금리 결정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겹쳤고, 시기상 유동성이 축소될 수 있어 이달 말까지는 금리는 계속 상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뿐 아니라 여타 원자재 가격도 상승하며 물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의 GSCI(골드만삭스 원자재 지수)는 752.09로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근접해 있다. GSCI는 전세계 원자재 시장의 가격변동과 상황을 종합 측정하기 위한 대표적 원자재 가격지수다.
S&P
한편 최근 주요국 정부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국고채 금리는 비교적 상승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왔다. 한국은행이 선제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연속적으로 단행해서다.
C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우리나라의 경우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물가 경로도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만큼 좁은 시계열로 보면 금리도 다소 되돌림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유가가 이 정도 선에서 멈춰준다는 전제이긴 하지만 최근 금리가 너무 가파르게 오른 점이 신경 쓰인다"고 덧붙였다.
D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트럼프의 TACO가 빠르게 나오지 않을 수 있어 보여 우려가 크다"면서도 "다만 절대 레벨이라는 저항선이 존재하는 만큼 국고 3년 금리 기준 4% 전후에서는 어느 정도 지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jhkim7@yna.co.kr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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