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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가 신뢰 보여준 적 있나…핵군축 닮은 AI 속도 조절 회의론

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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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죄수의 딜레마 빗대며 누가 멈출 수 있을지 의문 제기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빅테크 수장들이 잇달아 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구체적인 실행 구조와 실체가 전무해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장조사업체 EZ프라이머리리서치의 에드 지트론 최고경영자(CEO)는 13일(현지시간) BBC를 통해 "어느 누구도 '속도 조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실질적인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가 개발 속도를 늦추자고 제안하고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NAS:TSLA) CEO가 동조했지만, 정작 이를 어떻게 통제하고 강제할지에 대한 답은 없다는 비판이다.

BBC는 이러한 교착 상태가 과거 냉전 시절 핵군축 운동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를 떠올리게 한다고 적었다. 당시 핵무기를 일방적으로 먼저 포기할 수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누구도 먼저 멈추려 하지 않는 죄수의 딜레마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은 중국과의 AI 기술 패권 경쟁에서 밀려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점이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I를 이기는 자가 승리한다"고 말한 점을 소개했다.

감시 및 집행 체계의 부재도 근본적인 한계로 지목된다. 테크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투명성을 담보할 것이라는 기대는 비현실적이라고 봤다. 업계가 사회적으로 신뢰를 확보한 적이 없다고 평가했다.

영국 AI 기업 신세시아의 알렉산더 보이카 헤드는 "현재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이 기술이 어떻게 진화할지 누구도 확실히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수많은 의문이 남은 상태에서 서둘러 규제에 나서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속도 조절 논란의 이면에는 천문학적인 투자금을 독식하려는 빅테크의 상업적 탐욕과 자기모순이 자리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샤 루치오니 서스테이너블 AI 창립자는 "AI의 실존적 위협보다 기업들의 탐욕이 더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유엔 자문위원을 지낸 웬디 홀 사우샘프턴대 교수는 "인류를 멸종시킬 것이라고 스스로 경고하는 기업에 과연 누가 투자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jhlee2@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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