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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문턱 넘은 삼성바이오로직스…3조 유상증자 조달 청신호

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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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일대 전경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신민경 기자 = 3조원 규모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가 금융감독원의 문턱을 넘으면서 조달 청신호가 켜졌다.

앞서 일부 대규모 증자가 당국의 문턱 앞에서 정정 요구를 받으면서 발행 일정이 연기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유상증자의 경우 주주 가치 훼손 등의 우려가 따르는 만큼 당국의 심사가 보다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를 위한 조달 목적 및 배경을 명확히 밝힌 데다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소통 계획 등도 촘촘히 갖추면서 비교적 수월히 절차적 문턱을 넘은 모습이다.

◇정정 요구 없이 효력…대규모 M&A 조달 순항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약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위한 투자설명서를 공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달 28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지난 12일 발생한 여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인 지난 11일 증권신고서를 자진 정정하긴 했으나 중대한 사실 누락 등의 이슈에서는 비껴가면서 조달 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신주 227만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예정 발행가 132만2천원 기준으로 조달 규모는 3조9억원이며, 증자 비율은 4.904%다.

조달 자금 가운데 2조7천62억원은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나머지 2천948억원은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에 쓴다.

청약 대금은 11월 17일 납입되고 신주는 11월 30일 상장된다. 공동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이다.

유상증자의 경우 주주가치 훼손 등의 우려가 큰 만큼 금융감독원의 심사가 관건으로 꼽히곤 한다.

앞서 조 단위 증자에 나섰던 한화솔루션은 금감원으로부터 두 차례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와 한 차례 자진 정정을 거치며 조달 절차가 한 달가량 밀리기도 했다. 발행 규모 역시 2조4천억원에서 1조1천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감원 정정 요구 없이 자체 보완 수준의 정정만 거친 채 문턱을 통과했다.

이에 오는 11월 30일로 예정된 폴리펩타이드그룹 양수 예정일까지 대규모 조달에 대한 행정적 지연 리스크는 사실상 해소된 모습이다.

이젠 시장에서의 흥행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1월 9일과 10일 이틀간 기존 주주의 청약이 진행된다.

주주가 청약하지 않은 남은 물량에 대해선 11월 12일과 13일 이틀간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향후 주가 흐름에 따라 최종 조달 규모가 애초 계획(3조9억원)보다 줄어들 가능성도 남아있다.

확정 발행가액은 1차 발행가액(132만2천원)과 구주주 청약 전 산정되는 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금액으로 정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유상증자 공시 전인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 159만4천원 수준이었으나 이후 꾸준히 하락해 전 거래일 141만5천원까지 하락했다.

◇촘촘한 신고서로 리스크 상쇄…조달 목적·주주 소통 눈길

명확한 조달 목적과 유상증자 활용 배경, 다각도의 주주 소통 방안 등을 기재한 촘촘한 증권신고서로 시장 설득력을 높인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초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대금 약 2조7천억원을 '보유자금 및 차입금'으로 조달한다고 공시했다.

이후 유상증자로 해당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증권신고서를 통해 이를 택한 배경을 명확히 했다.

당초 회사채 발행 및 금융기관 차입 등의 부채성 조달 방안을 우선 검토하기도 했으나 큰 폭의 차입금 증가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한다는 한계를 간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최근 회사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터라 대규모 차입을 통한 재무 부담 확대가 향후 추가 투자 및 신규 사업 추진에 필요한 조달 여력을 제약할 가능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안정적인 현금흐름 활용 방안에 대한 한계는 정정 공시로 보완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창출되곤 있으나 계획된 투자 집행에 따른 지속적인 자금 소요와 평균 운전자금 등을 고려하면 인수 대금 직후 약 5천억원의 자금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추가했다.

유상증자의 큰 부담 중 하나인 주주 가치 희석 우려는 다각도의 주주 소통 방안으로 완화했다.

증권신고서에는 주주소통 방안을 6개의 파트로 나눠 세부 계획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및 국내외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한 오픈 컨퍼런스 콜 또는 웹캐스팅 방식의 기업설명회 개최부터 소액주주 대상 FAQ 자료 별도 마련, 개인·소액주주를 위한 비대면 주주간담회, 유상증자 관련 전담 IR 별도 문의채널 운영 계획 등을 밝혔다.

주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는 물론 외국인 주주 및 해외 기관 투자자를 겨냥한 DR 계획과 언론 및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채널 활용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상증자 완료 이후에도 조달자금 집행현황과 6공장·M&A 진행 상황을 정기보고서를 통해 지속 안내하겠다는 사후관리 계획까지 담았다.

금감원이 신주 발행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등의 우려에 민감한 만큼 조달자금 사용처로 유상증자를 선택한 배경과 시장 소통 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주 물량이 전체 발행 주식 수의 5% 수준에 그쳐 주주가치 희석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금감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요구 차등화 제도'를 도입하는 등 효율성 제고 기조를 강조하고 있는 시점과도 맞물린다.

지난달 금감원은 충실히 작성된 증권신고서는 신속히 심사하는 한편 중요사항을 거듭 미흡하게 써내는 신고서에 대해선 엄정하게 보겠다는 새 방침을 내놨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상증자는 주주 자금이 활용된다는 점에서 투자자 보호 등을 두고 자금 사용 사유 등의 신고서 기재를 주시해 살펴보고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중대 사실 누락 등이 발생하지 않아 효력 재계산 등을 할 이유가 없었던 사례"라고 말했다.

phl@yna.co.kr

mkshin@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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