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14일 아시아 증시는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 수장들의 잇따른 개발 속도 조절론과 채권금리 급등세가 맞물리며 대체로 하락했다. 다만, 일부 국가에서는 저가 매수세가 힘을 받으며 하단을 지지했다.
앤트로픽과 오픈AI 등 주요 AI 개발사들이 안전성 확보를 위한 개발 속도 조절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인프라 투자 집행 연기 및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로 대형 기술주에 매도세가 집중된 영향이다.
◇ 일본 = 14일 일본 증시는 미국 주요 인공지능(AI) 기업 수장들의 기술 개발 속도 조절 촉구와 오픈AI의 연내 기업공개(IPO) 철회 충격 등에 닛케이225지수가 하락 마감했다.
연합인포맥스 세계주가지수(6511)에 따르면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18.35포인트(0.81%) 하락한 63,492.99에 장을 마감했다. 이틀 연속 하락세다.
토픽스 지수는 29.91포인트(0.74%) 오른 4,058.21을 나타냈다. 토픽스 지수는 나흘째 하루 내렸다 오르길 반복 중이다.
글로벌 AI 진영에서 터져 나온 경고음이 장 초반 투자 심리를 급랭시켰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첨단 모델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촉구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이에 동조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특히 올트먼 CEO가 안전성 우려를 들어 2026년 연내 IPO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AI 고평가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따라 닛케이 지수는 갭다운 출발했다. 개장 후 30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전일 대비 2.01% 떨어진 62,726.18까지 내려왔다.
중동발 에너지 수급 불안도 증시 하방 압력을 키웠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송유관이 드론 공격으로 최소 8곳이 파손돼 가동을 전면 중단했고, 호르무즈 해협 통항 관련 장관급 회담마저 연기됐다. 사우디의 수출용 원유 재고가 5~7일 이내에 소진될 수 있다는 경고 속에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07달러대로 3% 이상 급등했다.
다만, 장중 해외 단기 투자자의 저가 매수세와 선물 결제성 매수세가 유입되며 63,400선에서 하방 지지력을 확인했다. 오후 들어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에 대한 관망세가 연출되며 변동성이 제한됐다.
토픽스 지수는 시총 상위 종목의 선전과 게임·엔터테인먼트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7월 산업생산 확정치가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나온 예비치인 0.1% 증가를 하회한 수치다. 후지쓰(TSE:6702)는 자체 개발한 AI CPU '모나카(Monaka)'의 글로벌 판매를 오는 11월 시작한다고 밝혔다.
종목별로는 소프트뱅크그룹(TSE:9984)이 장중 최대 13% 폭락했다. 오픈AI 핵심 투자사로서 상장 연기에 따른 자금 회수 불확실성 등을 피하지 못했다. 이외 키옥시아홀딩스(TSE:285A)와 어드밴테스트(TSE:6857) 등에 매도 우위가 연출됐다.
다이와증권의 쓰보이 유고 수석 전략가는 "AI 개발 감속이 어디까지 진행될지 불분명해 투자자들은 일단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국채 금리는 전반적으로 소폭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 현재가(6531)에 따르면 오후 3시 33분 현재 일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29bp 오른 2.9876%를 나타냈다.
2년물 금리는 0.28bp 상승한 1.8418%에, 초장기물인 30년물 금리는 1.99bp 높아진 4.0676%에 거래됐다.
◇ 중국 = 14일 중국 증시는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미국발 인공지능(AI) 개발 속도조절론과 중동발 유가 급등이라는 대외 악재 속에서도 시멘트 등 인프라 관련주의 강세가 하단을 지지했다.
연합인포맥스 세계주가지수(화면번호 6511)에 따르면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2.78포인트(0.07%) 내린 3,885.33에 거래를 마쳤다.
선전종합지수는 1.56포인트(0.06%) 하락한 2,464.29를 기록했다.
대외발 원자재·긴축 충격과 대내 수급 경계감이 맞물리며 장중 지수 상단이 제한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송유관 피격 여파로 브렌트유 선물이 배럴당 107달러대로 급등하고 원유 재고 소진 경고가 나오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자극했다. 더불어 이번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베이시스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확산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중국 내부적으로는 당국의 역외 신탁 과세 유예기간 만료(10월 22일)를 앞두고 대주주들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등 지분 매각 경계감이 번져 개별 종목 수급을 짓눌렀다. 다만 이 같은 복합 악재에도 지수 전반의 패닉 셀(공포 투매)로 번지지 않으면서 장세는 좁은 박스권에 갇힌 채 하방 경직성을 유지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시멘트주 간의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앤트로픽과 오픈AI 등 미국 주요 AI 랩 수장들이 기술 안전성을 이유로 개발 속도 조절을 촉구한 여파에 기술주 매도세가 유입됐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창신메모리(CXMT·SHS:688825)가 3.95% 내렸고,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중신국제(SMIC·SHS:688981)도 2.84% 밀렸다.
반면 시멘트와 인프라 건재 관련주는 단기 급등세를 타며 상하이지수의 낙폭 확대를 방어했다. 푸젠시멘트(SHS:600802)가 상한가(10%)까지 치솟았다. 이외 관련 종목군으로 저가 매수세가 집중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달 중 예정된 미·중 정부 간 AI 안전성 실무 회담과 배럴당 100달러를 재돌파한 유가의 안착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에서 장기화할 경우 실물 수요 파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HSBC의 프레더릭 뉴먼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급등세가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 우려를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일본은행(BOJ)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정책을 긴축할 가능성이 높아 위험자산 시장에 추가적인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위안화를 절상 고시했다. 이날 오전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은 전장 대비 0.0045위안(0.07%) 내려간 6.7698위안에 고시됐다. 달러-위안 환율 하락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의 상승을 의미한다.
◇ 홍콩 = 홍콩 증시는 글로벌 긴축 경계감과 기술주 부담 속에서도 중국 본토 자금 유입과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항셍 지수는 111.97포인트(0.45%) 오른 24,917.60에, 항셍 H지수는 38.25포인트(0.46%) 상승한 8,284.58에 각각 거래를 마감했다.
◇ 대만 = 대만 가권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2.33포인트(0.70%) 하락한 45,862.52에 거래를 마감했다. 긴축 장기화 우려 속에 대형 IT·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됐다.
jhlee2@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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