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지은 기자 =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023년 이후 처음으로 장중 5% 선을 돌파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국채금리 상승이 기업의 미래 수익과 주식 가치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1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존 히긴스 금융시장 담당 수석 경제 자문가는 "국채금리 상승은 미국 공공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위험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에도 위협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매뉴라이프 존 핸콕 인베스트먼트의 매슈 미스킨 수석 투자전략가는 5% 돌파에 관해 "위험자산에 역풍이 될 뿐만 아니라 소비자와 기업의 차입에도 분명한 압력을 가한다"며 "실제로 고통이 나타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 상승은 여러 경로를 통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이 미래에 창출할 현금흐름의 현재가치가 작아지면서 높은 성장률을 반영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 등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고, 신용위험이 낮은 미국 국채의 수익률이 상승하면 주식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도 떨어진다. 기업과 소비자의 차입금리가 상승하면서 기업 실적과 수요를 끌어내리는 경로도 있다.
뉴버거 버먼의 조지프 파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주식 등 위험자산과 경기는 금리 상승에 놀라울 정도의 내성을 보여왔다"면서도 "금리가 한 단계 더 상승하면 금융여건은 '긴축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무를 경우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국채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미국의 실물경제와 정부 재정에도 영향이 있을 전망이나,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금융시장보다 시간이 걸려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장 직접적인 경로 중 하나는 주택시장이다.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0년물 국채 금리나 주택저당증권(MBS) 수익률과 연동되는 경향이 강한데, 10년물 국채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주담대 금리가 오르고 주택 구매가 줄어들 경우 건설과 중개, 이사, 가구, 가전 등 광범위한 수요로 파급되기 때문에 경기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하기 어려워진다.
실제 지난주 평균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 담보 대출 금리는 연초 6.15%에서 크게 상승한 6.76%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주택시장은 지난 수년간 높은 금리로 이미 침체된 상태여서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기존 주택 소유자 상당수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저금리 시기에 장기 고정금리 대출을 받은 점도 가계에 미치는 즉각적인 충격을 완화하는 요인이다.
금리 상승은 가계 소득을 늘리는 측면도 있다. 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 국채에서 얻는 이자수익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부채가 많은 젊은 층이나 기업에는 역풍이지만, 금융자산을 많이 보유한 고령층 등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
민간 부문에는 이 같은 완충재가 있지만, 부채를 계속 늘려온 정부 부문에서는 금리 상승의 영향이 누적되고 있다.
미 연방정부의 총부채는 8월 중순 40조달러를 넘어섰으며, GDP 대비 100%를 웃돌고 있다. 높은 금리로 차환이 진행될수록 부담은 커진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재정 전망의 전제로 장기금리가 2026년 4.1%에서 2027년 4.3%로 상승한 뒤에도 4%대 초반에서 움직일 것으로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가 5% 부근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예상치를 웃도는 이자비용 부담이 발생하게 된다.
비당파 단체인 책임있는연방예산위원회(CRFB)는 미국 국채 금리가 만기에 관계없이 CBO의 예상보다 1%포인트 높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2036년까지 정부부채가 CBO 전망보다 3조5천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약 128%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이자비용 증가가 국채 발행을 늘리고, 국채 발행 증가가 다시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 세계적인 국채금리 상승이 완전히 예상치 못한 일은 아니며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금리가 과거 수십 년간의 일반적인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는 '장기적 정상화(Normal for longer)'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루이스 알바라도 글로벌 채권 전략 공동 책임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고객들에게 전해온 메시지는 장기적 정상화"라며 "현재의 요인들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지속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jepark2@yna.co.kr
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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