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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I-K'로 해외 원화길 넓힌다…FX중개사들 "관건은 국내시장 연결"

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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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성 개선에도 고객 주문 전부 국내 외환시장 유입되진 않아

RFI 83개 기관·지점으로 확대…"경쟁력 있는 호가·신용라인 필요"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재정경제부가 원화 국제화 차원에서 '해외원화업무취급기관(RFI-K)'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외국환중개사들은 해외 비거주자의 원화 접근성 개선으로 거래 저변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1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재경부는 기존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 가운데 해외에서 원화 업무를 하려는 기관이 RFI-K로 추가 등록할 수 있도록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RFI-K는 해외에서 비거주자를 대상으로 원화 지급·수령과 예금 등 원화의 보유·조달·운용을 지원한다. 국내 외국환은행에 통합원화계좌를 개설하고 한국은행 원화국제결제망과 연계해 원화 자금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관련 행정예고의 의견 제출 기간은 지난 3일 종료됐다. 재경부는 제출된 의견을 검토해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연합인포맥스가 9월 9일 오후 2시29분 송고한 '재경부, 'RFI-K' 도입 구체화…기존 RFI 중 해외 원화업무 기관 별도 등록' 기사 참조)

한은도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과 이달 중 원화국제결제망 시범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에 외국환중개사들은 RFI-K가 기존 RFI 제도에 해외 원화 업무를 추가해 원화 거래의 저변을 넓히는 '플러스(+)알파'가 될 것으로 봤다.

A중개사 관계자는 "RFI-K 도입으로 해외 비거주자의 원화 접근성이 개선되고 원화 사용자가 늘어나는 것은 외환중개업계에도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며 "원화 지급·수령과 투자 수요가 확대되면 달러 등 상대 통화의 거래 수요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개사들은 RFI-K를 통한 고객 거래가 모두 국내 외환중개시장으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하나의 RFI-K에 서로 반대 방향의 원화 매수·매도 주문이 함께 들어오면, 해당 금융기관은 양쪽 주문을 자체적으로 맞춰 처리할 수 있다. 이후 서로 맞지 않고 남은 순물량만 국내 현물환이나 외환스와프시장 등에서 헤지할 수 있다.

A중개사 관계자는 "금융기관이 고객 거래 직후 중개시장에 나와 헤지할 수도 있지만, 원화 매수와 매도 주문이 함께 들어오면 이를 서로 맞춰 처리한 뒤 남은 순물량만 국내시장에서 헤지할 수도 있다"며 "중개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해외 원화 거래가 실제로 얼마나 늘고 금융기관이 포지션을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RFI 사례를 보면 등록기관 수보다 실제 거래 참여가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에 따르면 RFI는 지난 6월 기준 83개 기관·지점으로 늘었다. 그러나 FX중개업계에서는 RFI 증가가 아직 뚜렷한 국내시장 거래 확대로 이어졌다고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B중개사 관계자는 "역외 트레이더 입장에서 달러-원은 여러 신흥국 통화 가운데 하나"라며 "달러-원을 거래하기 위해 별도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내부 컴플라이언스 승인까지 받아야 한다면, 기존에 이용하던 플랫폼에서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을 거래하는 것이 더 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거래 인프라와 실무적 제약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제도적 범위만 넓혀 거래량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C중개사 관계자는 "외환시장 구조개선의 핵심은 기존 국내 금융기관 외에 RFI를 실제 거래로 끌어들이는 것"이라며 "당국이 계속 제도를 개선하고 있지만, RFI 거래 증가라는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어 "해외 금융기관들이 원화 외환거래와 관련된 규제와 업무 절차를 여전히 부담스럽게 느끼는 것으로 체감한다"며 "국내 제도 개선이 RFI에 얼마나 와닿고 실제 참여를 얼마나 빠르게 끌어낼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FI-K 도입이 실제 주문과 체결로 이어지려면 경쟁력 있는 가격과 충분한 유동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시장조성기관의 지속적인 매수·매도 호가와 거래 당사자 간 신용라인 및 거래 한도가 확보돼야 금융기관의 실제 참여로 연결될 수 있다. 해외 투자자가 원화를 보유할 유인을 높이기 위해 주식과 채권, 단기금융상품 등 원화 투자처를 넓히는 작업도 필요하다.

서울환시 24시간 거래 체제 이후에도 심야 거래가 많지 않은 점은 제도적 접근성만으로 수요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은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6일부터 8월 말까지 오전 2시부터 6시 사이 달러-원 현물환 거래량은 일평균 3억9천700만달러로 전체의 약 2%에 그쳤다.

다만 심야 거래 비중만으로 24시간 시장의 안착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글로벌 주요 통화 역시 주력 시간대에 거래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A중개사 관계자는 "중개사는 편의점처럼 문을 열어놓고 거래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지만, 손님이 오려면 살 것이 있어야 한다"며 "해외에서 원화를 사용할 곳과 실제 수요가 함께 늘어나야 거래량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C중개사 관계자는 "현재 외환시장은 관계자들이 평생 몇 번 경험하기 어려울 정도의 구조적 변화기를 지나고 있다"며 "선도 기관은 기존 위상을 지키려 하고 후발 기관은 새로운 플랫폼으로 시장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환중개사들도 거래 확대를 기대하며 새로운 상품과 플랫폼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jykim2@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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