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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라가르드 "美·中에 차단될 위험…자체 AI 구축해야"

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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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럽이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기술과 데이터센터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4일(현지 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연설에서 유럽이 미국이나 중국으로부터 AI 접근을 차단당할 위험을 경고하며 자체 AI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가르드는 유럽이 대부분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성능을 갖춘 AI 모델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이를 유럽 내 데이터센터에서 가동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이 자체 AI 기술에 투자한다면 접근이 차단될 위협은 그 힘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라가르드는 AI 개발이 미국과 중국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주요 AI 모델 59개가 개발됐으며 중국에서는 35개가 개발된 반면 프랑스와 영국은 각각 1개에 그쳤다.

또 미국은 데이터센터를 통해 구축된 전 세계 AI 컴퓨팅 역량의 75%를 보유하고 있지만 유럽의 비중은 5%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라가르드는 유럽이 AI 도입을 둘러싸고 "난처한 선택"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편으로는 데이터를 보호할 수 없기 때문에 AI 도입을 늦추고 성장을 포기할 수 있다"며 "다른 한편으로는 AI를 빠르게 도입해 높은 의존도를 갖게 되고, 자체 가치에 따라 경제를 조직할 자유를 잃을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거나 이용 조건이 변경될 경우 유럽 경제 전반에 즉각적인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라가르드는 "수년 내 AI는 국경에서 상품을 검사하고, 어떤 세금 신고를 감사 대상으로 삼을지 결정하며, 열차를 배차하고, 병동의 환자를 관찰하고, 은행의 결제 승인을 처리하게 될 것"이라며 "AI에 대한 접근이 철회되거나 이용 조건이 변경되면 모든 산업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AI 의존도가 무역 협상에서 유럽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무역 상대국도 지금까지 유럽에 행사한 적이 없는 수준의 협상력이 될 수 있으며, 관세나 디지털세 등의 협상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라가르드는 유럽의 AI 도입 확대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AI가 빠르게 도입될 경우 경제적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인 생산성을 향후 10년간 최대 4% 끌어올릴 수 있으며, 이는 유럽의 재정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럽의 데이터센터 부족 문제가 AI 도입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는 "유럽은 이미 자체 수요를 충족하기에 충분한 데이터센터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이 격차는 향후 10년 내 6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 기술기업들의 투자 수요가 커지면서 유럽 금융시장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라가르드는 미국 기술기업들이 막대한 투자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유럽에서도 자금을 차입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다른 차입자들의 자금 조달을 밀어내 전반적인 조달 비용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럽 연기금이 미국 기술주에 상당한 규모로 투자하고 있어 미국 기술주 시장이 조정을 받을 경우 유럽의 연금 자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연합뉴스 사진 제공]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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