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오는 12월부터 상장사 합병가액 산정 기준이 기존 획일적인 '시가' 기준에서 '공정가액'으로 전면 개편된다.
계열사 간 합병 시 지배주주에게 유리하게 합병 비율이 산정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사회의 책임과 공시 의무도 한층 깐깐해진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2월 9일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을 앞두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15일 입법 예고했다.
이번 하위법규 개정의 핵심은 상장사가 합병이나 분할, 포괄적 주식 교환 등을 추진할 때 적용하던 획일적인 가액 산정 방식을 폐지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이사회 결의일 등을 기준으로 최근 1개월, 1주일 종가를 산술 평균하는 기계적 방식을 따랐다. 하지만 앞으로는 거래 특성에 맞춰 시가와 자산가치, 수익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공정가액을 산정해야 한다.
가액 산정의 자율성이 커진 만큼 이사회의 책임과 외부 감시는 대폭 강화된다.
이사회는 합병 목적과 기대효과, 가액의 적정성 등을 상세히 담은 의견서를 작성해 공시해야 한다. 만약 합병 과정에서 특별위원회 설치 등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별도의 조치가 있었다면 이 역시 증권신고서에 기재해야 한다.
외부기관의 평가 항목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가액이 적정한지 따졌다면, 앞으로는 평가 방법이 적절했는지, 산정 기초가 된 가정은 합리적인지, 평가 과정상 어려움은 없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주주가 합병 절차를 투명하게 검증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다.
특히 계열사 간 합병 시 특정 주주에게 유리하게 거래 조건이 편향되는 행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해당 법인의 특수관계인과 상대 법인 간의 출자, 채무보증, 임원 겸직 여부 등 이해관계 내역을 증권신고서에 상세히 밝혀야 한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의 권리도 두터워진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과정에서 회사와 주주 간 매수가격 협의가 무산될 경우, 과거에는 법령에 따른 단일 가격이 제시됐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시가와 자산, 수익가치를 아우르는 금액을 제시해야 하며, 가격의 적정성에 대해 외부기관 평가를 거쳐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금융위는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때, 자신이 보유한 주식 가치를 합리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며 "주주의 정당한 투자 회수 기회가 보장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행령 및 규정 개정안의 예고 기간은 16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다. 이후 규제개혁위원회 심사와 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 의결, 국무회의 등을 거쳐 오는 12월 9일 개정 자본시장법과 함께 시행된다.
[연합뉴스TV 제공]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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