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매물 급감 속 올해 전셋값 7.35%↑
재개발 순증률 7% 불과…신축 입주 절벽 겹쳐 구축 매매가 자극 우려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이임 기자 = 향후 5년간 서울에서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으로 인한 이주 수요가 총 18만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면서 수도권 임대차 시장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정부가 민간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높이고 사업기간을 단축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주택 멸실과 이주 수요가 겹치며 수도권 전세 시장을 뒤흔드는 거대한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은 규제와 입주물량 감소의 여파로 이미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서울 전역을 3중 규제(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로 묶고 올해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시행한 이후 올해 8월까지 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누계 상승률은 7.35%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누계(1.51%)와 비교해 6%포인트(p) 높은 수치다.
전세매물 감소세도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262건으로 지난해 연초(3만1천814건) 대비 36.4% 줄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향후 5년간 대규모 이주 물량까지 쏟아진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실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부터 2030년까지 서울 정비사업으로 발생하는 이주 물량은 총 17만9천310가구로 집계됐다.
가장 큰 문제는 이주 시기의 쏠림이다.
이주 가구 수는 2028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2028년 한 해에만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한 4만5천 가구가 이주할 것으로 전망되며, 2029년에는 약 4만가구, 2030년에는 5만 가구 이상이 대거 집을 비워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공사비 급등과 PF 부실 우려로 최근 2~3년간 서울 주택 착공 물량이 급감하면서, 이주 수요가 쏟아져 나오는 2028년 전후로는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이미 예고됐다.
통상 아파트 전세난이 심화하면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가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며 이주 수요를 흡수해야 하지만, 올해 7월 기준 서울 비아파트 착공 실적은 4천679호에 그쳤다.
아파트 입주 가뭄 속에서 전세 난민들의 대체 주거지마저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대규모 정비사업 추진이 실제 주택 순증 효과는 미미한 반면, 단기 멸실 부작용만 키운다는 시민단체의 실증 분석도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최근 14년치의 정비사업 주택공급효과를 분석한 결과 재개발과 재건축의 주택순공급효과는 각각 7.4%, 37.3%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공급인 주택 수 순증은 미미한데 대규모 멸실에 따른 주택임차 수요만 시장에 대거 쏟아져 나오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신축 입주 가뭄과 정부 규제로 인한 매물 잠김이 겹친 상황에서 대규모 이주 수요가 가세할 경우 임대차 시장은 물론 매매 시장까지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신규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가운데 각종 정책 이슈로 전세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현재도 조건에 맞는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워 기존 집에 그대로 눌러앉는 갱신 계약 임차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이어 "전월세 가격은 결국 집값의 하방 지지선 역할을 하게 된다"며 "전월세가가 오르며 인접 지역의 구축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yyhan@yna.co.kr
한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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