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 전문화·집중투자 필요"…'BOK 지역경제 심포지엄' 발표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인공지능(AI) 확산이 지역 간 노동시장 격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한국은행의 연구가 발표됐다.
한은은 수도권에 집중된 AI 관련 기반이 강화될 경우 격차가 확대될 수 있지만, 인적자본이 부족한 비수도권의 생산성이 더 크게 개선될 경우 반대 방향의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15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AI와 지역 노동시장: 지역 간 격차 확대 위험과 새로운 기회(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 정민수 팀장·김보성 차장·장수빈 조사역·정유정 조사역)'에서 AI 확산이 지역 간 노동시장 격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한국은행
◇ AI 노출도 지역별 편차…생성형·에이전틱은 수도권↑
먼저 한은은 생성형·에이전틱·피지컬 등 세 가지 유형으로 AI를 구분한 뒤 각 유형에 대한 직업 및 지역별 AI 노출도를 산출했다. 여기서 AI 노출도란 일자리를 구성하는 직무의 AI 활용 및 자동화 가능성을 뜻한다.
한은에 따르면 생성형 AI 노출도는 사무직과 판매직, 전문가 직군에서 높게 나타났다. 에이전틱 AI 노출도는 관리직과 사무직, 판매직에서 높았다. 피지컬 AI는 장치·기계조작과 단순노무, 서비스직에서 노출도가 높았다.
지역별로 보면 생성형 AI 노출도가 높은 지역은 서울, 세종, 경기, 인천 순이었다. 이와 비슷하게 에이전틱 AI 노출도도 서울, 세종, 경기, 대전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피지컬 AI 노출도는 경북과 전남, 충북, 울산 등 비수도권에서 높았다.
이에 대해 한은은 상대적으로 생성형 및 에이전틱 AI 노출도가 높은 사무직, 판매직, 관리자, 전문가 일자리가 수도권에 많고, 반대로 비수도권에는 피지컬 AI 고노출 직업인 장치·기계조작, 단순노무, 서비스직 일자리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산업구조 측면에서도 수도권은 지식서비스업, 비수도권은 제조업, 농림어업, 숙박음식 비중이 높다는 차이가 영향을 줬다.
한은은 생성형·에이전틱 AI 고노출 일자리가 최근 증가했는데, 수도권이 이를 주도했다고 밝혔다.
2023년 이후 생성형 AI 고노출 일자리는 24만7천개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수도권이 80.8%를 차지했다. 2025년 에이전틱 AI 고노출 일자리 증가분(10만5천명)의 88.3%도 수도권에 집중됐다.
반면 육체노동 위주인 피지컬 AI 고노출 직업의 취업자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장기간 하락했다.
한은은 "생성형 및 에이전틱 AI 고노출 일자리 증가는 서비스 기업을 중심으로 AI를 노동 대체보다 정보처리능력 제고를 통한 시장 확대에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AI가 직무의 일부만 자동화하고 있을 가능성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용 증가가 수도권에서만 강하게 발현된 것은 AI 활용도와 IT(정보기술) 인적자본의 지역 간 격차에 상당 부분 기인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또 한은은 수도권 기업이 체감하는 인력 부족은 여전히 비수도권보다 높으며, 20대의 경우 다른 연령대와 달리 생성형 및 에이전틱 AI 고노출 직업의 취업자수가 지역을 불문하고 감소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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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험·기회요인 공존…"지역 서비스업 전문화 지원해야"
이러한 분석에 기반해 한은은 AI 확산이 지역 간 노동시장 양극화에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제기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위험요인으로는 AI 투자와 숙련노동 간 높은 보완성으로 인해 인재가 몰린 수도권에 투자가 집중되면서 이미 높은 수준인 지식서비스와 반도체 제조업의 집적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꼽혔다.
피지컬 AI 발전이 가속할 경우 비수도권의 제조, 운수, 숙박음식 부문에서 고용 감소가 심화할 우려도 거론됐다.
한은은 서울과 경기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된 AI 및 IT 관련 인적·물적 기반이 향후 지역별 노동시장 격차를 더욱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반대로 기회요인도 있다.
한은은 AI와 인간 사이의 협업 모델이 발전하면 집적 필요성이 줄어들고, 비수도권 제조공장이 제품 개발 및 공정 최적화에 AI를 접목해 지식서비스화를 추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AI가 인적자본이 부족한 비수도권의 생산성을 더 크게 개선할 여지가 있는 데다 공급 제약을 완화해 지역 내 서비스 소비가 성장할 가능성도 관측했다.
한은은 전문서비스업에서 인구효과를 조정한 취업자수 증감률을 계산하면 2023년 이후 지역 간 격차가 줄었거나 비수도권이 오히려 더 높다면서 비수도권의 청년 유출이 완화될 수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에 한은은 지역 서비스업 전문화를 위한 교육과 서비스 기업의 혁신성장 지원을 강화해야 하며, 합리적인 구조조정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조업의 지식서비스화를 촉진하기 위한 스타트업 육성 지원, 지역 거점대학 투자 확대도 정책 대안으로 제시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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