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주택공급 발목 잡는 PF…4대 은행 17조 돈줄 푼다

26.09.16.
읽는시간 0

서울 아파트값 최장 상승 눈앞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 사업장에 대한 금융지원을 독려하는 가운데 4대 시중은행이 올해 주거용 PF에 17조원대 자금을 공급하거나 주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대책이 실제 입주 물량 확대로 이어지려면 인허가나 용지 확보뿐 아니라 착공과 공사 진행에 필요한 자금조달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부동산 경기 둔화와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성이 있는 주거 사업장도 본PF 전환과 추가 공사비 조달 과정에서 지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은행권의 PF 자금공급은 정부 주택공급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하는지를 가늠하는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올해 주거용 PF와 관련해 신규 취급하거나 약정·주선한 금액은 약 17조3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신규취급, 대출 약정, 금융주선 등 집계 기준에는 차이가 있지만, 4대 은행 모두 올해 들어 주거 개발사업장을 중심으로 PF 자금공급을 이어가고 있는 흐름은 뚜렷하다.

금융당국이 최근 PF 자금공급을 거듭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가 공급 물량을 늘리겠다고 해도 정상 사업장이 자금조달 단계에서 멈추면 착공과 준공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공급계획이 실제 주택공급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금융이 사실상 병목 구간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13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한 뒤 정상 PF 사업장에 대한 자금공급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금융위가 지난 10일 방문한 김포 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장은 약 2천700세대 규모의 수도권 주거사업장이다. 부동산 경기 둔화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안정적인 자금조달이 주요 과제였지만, 주택금융공사의 약 6천억원 규모 PF보증을 통해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해진 사례다.

이 사례는 정부가 주택공급 대책에서 금융지원을 강조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공적 보증이 사업장의 신용을 보강하고, 은행권 자금공급이 뒤따라야 사업장은 본PF 전환과 공사 진행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자금조달이 풀려야 착공과 준공 일정도 앞당겨질 수 있다.

금융감독원도 전날 주택공급 금융지원 프로그램과 PF 사업장 매각설명회를 열고 LH 매입임대, HUG PF보증, 은행·보험권 PF 신디케이트론 등 단계별 지원 프로그램을 안내했다.

특히 은행·보험권 PF 신디케이트론은 최근 한도가 1조원에서 5조원으로 확대됐다.

일시적 유동성 애로가 있는 사업장에 자금을 공급해 브릿지론에서 본PF로 넘어가는 과정이나 사업 추진 단계에서 발생하는 자금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한 취지다.

은행권의 역할은 여기서 커진다.

주금공과 HUG의 보증이 사업장의 신용도를 보강하더라도 실제 대출 실행과 금융주선은 은행권의 리스크 판단을 거쳐야 한다.

공적 보증 확대만으로는 공급 병목을 풀 수 없고, 민간 금융권의 자금공급이 맞물려야 실제 착공과 준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은행권의 자금공급은 수도권 정비사업과 주거 개발사업장을 중심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 사업비대출과 김포 북변5구역 사업비대출 금융주선을 마쳤고, 하반기에도 용산 산호아파트 재건축과 여의도 한영아파트 재건축 사업비대출 금융주선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금융주선을 맡은 주요 정비사업장은 적기 자금조달이 주택공급 정책의 실행력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도심 정비사업은 수요 기반과 사업성이 일정 부분 확인된 경우가 많지만, 공사비 부담과 금융비용이 커지면 사업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 금융주선과 사업비대출이 적기에 이뤄져야 착공과 공사 진행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과 분양시장 불확실성으로 정상 사업장도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사업성이 확인된 주거 개발사업장에 자금이 제때 공급돼야 착공과 준공 일정도 차질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권이 PF 자금공급을 무작정 확대하기는 쉽지 않다.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지방 사업장과 비주거 사업장을 중심으로 부실 우려가 남아 있는 만큼, 은행들은 사업성·분양성·시공 안정성을 따져 정상 주거사업장 중심으로 선별적인 자금공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PF 공급 확대는 주택공급 정책의 실행력과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함께 가늠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정상 사업장에는 자금이 막히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만큼, 은행권이 사업성 있는 주거사업장을 얼마나 정교하게 선별해 자금을 공급하느냐가 관건이 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과거처럼 PF를 일괄적으로 줄이는 방식으로는 주택공급 병목을 풀기 어렵다"며 "정상 사업장과 부실 사업장을 가려 자금을 배분하는 것이 앞으로 은행권 PF 관리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윤슬기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