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순상환 기조…이달 거래대금 연초 밑돌지만 잔액은 20조 더 많아
회사채 금리 부담에 CP·전단채로 재조달…"단기자금 조달 금리 메리트 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 활황에 100조원 넘게 늘어났던 증권사의 단기조달 발행 잔액이 두 달 연속 순상환을 거치며 80조원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연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20조원 많은 수준으로, 최근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단기자금 조달의 금리 메리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연합인포맥스 CP/전단채 발행통계(화면번호 4720)에 따르면 전날 기준 증권사의 CP·전단채 발행 잔액은 약 81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잔액은 코스피가 9,100선까지 올랐던 6월 말 105조원대까지 불어나 정점을 찍었고, 현재는 여기서 24조원(23%)가량 줄은 상태다.
단기 조달이 늘어난 배경엔 상반기 증시 활황의 영향이 있다. 코스피가 4월 6,000선, 5월 8,000선을 차례로 넘어서는 동안 개인투자자의 '빚투'인 신용거래융자가 급증했고,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를 맡은 증권사의 거래소 증거금 수요도 커졌기 때문이다.
연초 60조원대였던 잔액은 5월 한 달에만 17조원 늘었고 6월 100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증권사의 단기 조달은 급격히 늘어났다.
흐름이 바뀐 것은 7월부터다. 코스피가 6,000대로 내려오고 거래대금이 줄자 증권사는 만기 물량을 차환하지 않고 상환에 나섰고, 7월 8조6천억원이던 순상환액은 8월 12조원으로 불어났다.
이달 들어서는 코스피가 6,500~7,000선에서 횡보하는 가운데 발행과 만기가 비슷해지면서 잔액이 8월 말 수준인 81조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6월 48조9천억원에서 이달 20조6천억원으로 줄어 1월(26조6천억원)을 밑돈다.
그럼에도 지난 15일 기준 증권사의 단기조달 자금 잔액은 연초(60조7천억원)보다는 20조5천억원(34%)가량 많다.
이는 회사채 금리가 최근 급격히 오르면서 단기 조달의 금리 메리트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만기가 돌아온 CP·전단채를 회사채로 차환하기에는 금리 부담이 커진 것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7월 초 보고서에서 "CP와 회사채(AA-) 3년물 금리 차이는 150bp 내외로 여전히 단기자금 조달의 금리 메리트가 큰 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 격차는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지난 15일 기준 CP 금리는 연 3.260%로 'AA-' 등급 회사채 3년물(4.753%)보다 149bp 낮다. 단기 조달의 금리 메리트가 7월 초와 비슷하거나 더 커진 셈이다.
◇ KB증권 잔액 10조원 최다…한투는 발행액만 327조
증권사별로는 KB증권의 CP·전단채 잔액이 10조3천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국투자증권(7조8천억원), 키움증권(7조1천억원), 미래에셋증권(6조8천억원), NH투자증권(6조5천억원) 등의 순으로, 주요 5개 증권사에 전체 잔액의 절반 가까이가 몰려 있다.
잔액과 별개로 올해 발행 규모는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컸다. 올해 들어 327조원을 발행하고 326조원을 상환했지만 잔액은 7조8천억원에 그친다.
전체 증권사 발행액 778조원의 42%에 해당하는 규모다. 만기가 며칠에 불과한 단기물을 계속 갚고 다시 찍는 방식으로 단기 조달을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만큼은 아니지만 DB증권(22배), 미래에셋증권(14배), 하나증권(7배)도 잔액보다 훨씬 많은 물량을 발행해 짧은 만기로 자주 갈아탄 편이다. 반면 잔액이 가장 많은 KB증권은 발행액이 잔액의 2.7배에 그쳐,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물량을 한 번 발행해 만기까지 가져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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