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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 라이선스 장벽②] 오락가락 규제에 글로벌IB 긴장…이탈 경계감도

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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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서 역외 투자은행(IB)이 형평성 도마 위에 오른 건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말에도 당시 기획재정부의 제동으로 역외IB들이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

당시 역외IB는 국내 증권업 인가를 받는 대신 한국물 시장을 떠나는 방식을 택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국내 유입보다는 도리어 한국물 시장 전반이 위축된다는 부작용으로 이어졌던 셈이다.

이후 기재부의 완화된 스탠스와 한국물 시장 성장 속에서 글로벌IB 진출에 다시 속도가 붙었지만, 최근 재정경제부가 라이선스 카드를 꺼내 들면서 이는 한국 사업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으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되풀이되는 라이선스…규제·불확실성 이중고

16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한 역외IB가 재경부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주관사단에 추가되지 못했다는 소식이 복수의 업계 관계자를 통해 전해지면서 시장 내 경계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관련 서류 제출이 북빌딩 2~3주 전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역외IB에 맨데이트를 부여한 발행사는 당장 눈앞에 둔 조달보다 재경부 기류를 살피는 데 더욱 주력해야 하는 실정이다.

라이선스 이슈가 이번만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이는 한국의 규제 불확실성 우려로까지 번지고 있다.

앞서 재경부는 지난 2018년 말(당시 기재부) 국내에서 증권업 인가를 받지 않은 역외IB들을 주관사로 선정하는 것을 두고 법리적 검토 요청에 나서는 등 이들의 영업 활동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맨데이트를 받은 역외IB들은 이를 반납하고 한동안 공모 한국물 주관 업무에서 배제돼야 했다.

하지만 법적 해석을 두고 명확한 제약 근거를 찾기 어려운 데다 사태가 흐지부지되면서 역외IB의 활동이 재개됐다.

발행량이 급감한 중국물과 달리 한국물은 성장세를 지속한 점도 이를 뒷받침했다.

한국물 시장에 새롭게 뛰어드는 외국계IB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기업들은 다양한 해외 조달 라인을 활용하며 현지 투자 저변 확대에 나설 수 있었다.

최근 재경부가 증권업 인가 카드를 다시 꺼내 들면서 활기를 띠던 한국물 시장에 냉기가 감돌고 있다.

해당 이슈가 재부상하면서 한국물 진출 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된 것은 물론, 라이선스는 언제든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는 불확실성까지 더해진 실정이다.

A 업계 관계자는 "증권업 인가를 둘러싼 규제의 적합성을 차치하더라도 당국이 보다 일관된 정책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며 "이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나 가이드가 없이 재경부의 스탠스에 의존해야 하다 보니 이 문제가 시장 진입을 제약하는 불확실성으로도 작용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재경부의 입장이 급변하면서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B 업계 관계자는 "2018년 이전까진 재경부가 발행사의 주관사 선정 문제까지 관여한 적은 없었다"며 "정책 담당자의 인사이동과 복귀 등에 따라 스탠스가 크게 달라지는 게 아닌가 싶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인력 채용 중단"…투자 줄이는 역외IB

재경부의 기류 변화 속에서 한국물 시장을 바라보는 글로벌IB들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국내 증권업 인가를 받은 하우스의 경우 점유율을 더욱 넓힐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하우스는 한국물 업무 자체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인력 채용에 나섰던 일부 역외IB는 관련 절차를 중단하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발행사들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특히 조달 규모가 큰 기업들은 다양한 통화시장을 활용한 자금 마련에 속도를 높여왔던 터라 역외IB 위축 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C 업계 관계자는 "재경부에서 역외IB에 까다로운 시선을 내비치면서 해당 제약이 달러·유로화에 국한된 것인지 이종통화까지 작용하는 것인지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재경부조차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 시 이종통화 조달에 역외IB를 주관사로 선정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조치의 논리적 일관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종통화의 경우 현지 시장에서의 세일즈가 필수적인 터라 역외IB를 제한할 경우 조달 자체가 가로막힐 수 있다.

일부 통화에 한해 역외IB 활동이 풀린다 해도 시장 물량의 대부분이 달러화인 터라 이종통화만을 겨냥해 국내 투자를 이어가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역외IB 이탈 가능성도 경계감을 높이는 요소다.

이미 지난 2018년 조치 당시 다수의 역외 IB가 한국물 담당 조직을 없애고 시장 진입 자체를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 조치로 역외IB들의 이탈로 다시 이어질 경우 국내 기업의 외화 조달 여건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당시 대비 한국물 발행량이 더욱 늘어났다는 점은 이러한 부작용의 파급력을 더욱 높이는 요소다.

D 업계 관계자는 "역외IB 입장에서는 국내 증권업 인가를 받으려고 해도 해당 시장에서의 수익성을 확인하는 작업이 선행적으로 필요하다"며 "결국 라이선스 없이는 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면 한국물 시장에 뛰어드는 것 자체가 어려운 여건이 돼 버리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재경부 간판

재경부 간판 자료사진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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