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금융당국이 경미한 법 위반에도 폭탄급 과징금이 부과돼 경영에 타격을 주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과징금 부과기준율을 세분화하는 등 대대적인 손질에 들어간다.
전체 매출액을 토대로 과징금을 산정하면서 경미한 위반에도 최소 50%의 부과기준율을 적용해 온 현행 체계를 손질해 위반 정도에 비례한 제재가 이뤄지도록 한다는 게 핵심이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유영준 디지털금융정책관 주재로 금융감독원과 금융협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용정보법 과징금 산정기준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현행 신용정보법상 과징금은 전체 매출액의 3%인 법정 상한액에 위반행위의 중대성에 따른 부과기준율을 곱한 뒤 가중·감경하는 방식으로 산정한다.
위반행위의 중대성 점수가 경미하면 50%, 중대하면 75%, 매우 중대하면 100%의 부과기준율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가중·감경 전 기본과징금은 경미한 위반이라도 전체 매출액의 1.5%부터 시작한다.
신용정보법은 지난 2020년 2월 개정을 통해 과징금 부과 대상을 개인신용정보 누설·유출뿐 아니라 부당제공·이용과 가명정보 부정처리 등으로 확대했다.
과징금 상한도 관련 매출액의 3%에서 전체 매출액의 3%로 높였다.
그러나 이후에도 모든 금융업권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 따라 과징금을 산정하면서 신용정보법 위반행위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은행법과 보험업법 등은 초과 신용공여액이나 해당 보험계약의 수입보험료처럼 위반행위와 직접 관련된 금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한다.
반면 신용정보법은 위반행위와 직접 관련이 없는 부분까지 포함한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삼으면서도 일률적으로 3단계 부과기준율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신용정보법의 특성을 반영한 별도의 과징금 산정기준을 마련하고 부과기준율을 보다 세분화하기로 했다.
개인신용정보의 성격과 유형, 정보주체 수와 피해 규모 등도 위반행위의 중대성을 판단하는 항목에 반영할 방침이다.
현재 신용정보법상 중대성 평가는 위반행위의 동기와 방법, 부당이득 및 피해 규모, 시장에 미친 영향, 위반 기간·횟수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반면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의 유형과 정보주체에게 미친 피해 규모·영향 등을 평가하고, 유럽연합(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은 정보주체 수와 개인정보의 범주, 물질적·비물질적 피해 등을 함께 고려한다.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국내 개인정보보호법은 경미한 위반에 1~30%, 전 세계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는 GDPR은 낮은 수준의 침해에 0~10%의 부과기준율을 적용한다.
금융소비자보호법도 지난해 11월 별도 과징금 부과기준을 마련해 경미한 위반행위의 부과기준율을 1~30%로 설정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국내외 사례를 참고해 경미한 위반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담은 낮추면서 사회적 영향이 큰 중대한 위반행위에는 엄중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산정체계를 설계할 계획이다.
금융회사가 개인신용정보 침해를 사전에 예방하거나 소비자 피해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선 경우 이를 과징금 가중·감경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다만 세분화된 부과기준율과 구체적인 가중·감경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금융업권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과징금 산정기준을 마련한 뒤 관련 규정 개정을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sgyoon@yna.co.kr
윤슬기
sgyoon@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