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윤석열 정부가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내세워 추진한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이 충분한 검증 없이 시추에 들어간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당시 대통령실은 2029년까지 예정됐던 추가 시추 일정을 윤석열 전 대통령 임기 안으로 앞당기도록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16일 이 같은 내용의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관련 공익감사청구'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한국석유공사는 2023년 10월 동해 심해에서 7개 유망구조를 도출하고 탐사자원량 최대 140억배럴, 탐사성공률 20% 안팎이라는 평가 결과를 산업통상자원부에 보고했다.
산업부는 같은 해 11월 대통령실에 실제 부존 여부를 알 수 없어 추가 분석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이듬해에는 구체적인 자원량을 공개할 경우 과도한 기대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전달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6월 국정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직접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140억배럴은 7개 유망구조별 탐사자원량 중 해당 값 이상의 자원이 존재할 확률이 10%인 'P10' 수치를 단순 합산한 값이었다.
당시 대통령실은 시추 일정도 단축하도록 요구했다.
산업부는 당초 2024년 말 대왕고래를 시작으로 2029년까지 4개 시추공을 추가로 뚫을 계획이었지만 대통령실은 이를 윤 전 대통령 임기인 2027년 5월 이전에 끝내도록 요구했다.
안덕근 당시 산업부 장관이 시추 완료 시점을 2028년 1분기로 단축한 계획을 보고하며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하자 윤 전 대통령은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라며 일정을 다시 수립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산업부는 무리한 일정이라고 판단하면서도 2026년까지 4개 시추공을 추가 시추하는 계획을 다시 보고했다.
사업 집행 과정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대왕고래의 지질학적 성공확률은 19.1%로, 2021년 가스 발견에 실패한 '방어' 구조의 시추 전 성공확률 25~32%보다 낮았다. 그럼에도 석유공사는 최종 용역이 끝나기 전 시추 기본계획을 세웠다.
실제 대왕고래-1 시추 결과 가스포화도는 예상했던 50~70%에 크게 못 미치는 6.3%에 그쳤다.
용역업체 선정 과정에서는 국가계약법 위반도 적발됐다. 시추선 용역 역시 투자리스크위원회와 이사회 의결 전에 발주돼 시기를 조정했다면 용선료 약 43억원을 절감할 수 있었던 것으로 감사원은 판단했다.
이에 감사원은 관련자 징계를 석유공사에 요구하고 향후 외부 전문기관 평가 등 충분한 검증을 거쳐 시추하도록 제도 개선을 통보했다.
(서울=연합뉴스) 감사원 전경. 2026.8.27 [감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jsjeong@yna.co.kr
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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