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처, 연말까지 자산운용지침 마련 방침
전담 OCIO·투자풀 병행 방식 등 거론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기획예산처가 미래대응기금법의 연말 국회 통과를 전제로 자산운용지침 마련에 나선다. 법안 통과 땐 내년 상반기부터 외부 운용기관 선정을 위한 후속 절차도 밟을 예정이다.
현재로선 여유재원을 전담해 굴릴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회사를 선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기존 연기금투자풀을 병행하거나 복수 운용사에 자금을 나눠 맡길 가능성도 열어뒀다.
16일 정부와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기획처는 미래대응기금법의 연말 국회 통과에 대비해 조만간 자산운용지침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기획처 관계자는 "올 연말에 법과 기금운용계획안이 통과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그때 가서 준비를 시작할 수는 없다"며 "하반기 중 자산운용지침을 준비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이 통과되면 기금운용심의위원회와 자산운용심의위원회를 열어 자산운용지침을 통과시키고 이를 근거로 제안요청서(RFP)를 마련하는 절차"라며 "운용사 선정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어 최종 선정 시점은 미정이지만 (법 통과 시) 내년 상반기 중에는 선정 절차에 돌입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운용사 선정 전 유입되는 자금에 대한 잠정적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일부 자금을 연기금투자풀에 우선 예탁했다가 전담 운용사 선정 후 회수한다든가, 현금성 자금만 투자풀에 맡기는 방안 등이다. 투자풀을 아예 통하지 않고 전담 OCIO에 모두 맡기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미래대응기금 여유 재원의 운용방식은 아직 초기 검토 단계다.
다만 기획처는 미래대응기금의 규모와 목표 수익률을 고려할 때 '맞춤형 운용'이 필요하다는 일차적 판단을 내린 상태다. 전담 OCIO를 활용하겠다는 큰 방향을 세운 만큼 세부 운용안을 마련할 전담 실무자(과장급)를 조만간 배치할 계획이다.
기획처 관계자는 "국민연금이나 사학연금처럼 투자풀에 넣지 않고 별도로 운용하는 사례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은 파악한 상태"라며 "투자풀에서 여러 기금과 섞어 운용하면 각각의 지출 계획 등이 섞여 수익률을 내기 어렵다"고 짚었다. 덧붙여 "OCIO 형태로 갈 가능성이 크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정부의 또 다른 고민은 100조원대 자금을 몇 곳의 회사에 맡길지다.
금융투자 업계 한 전문가는 "OCIO도 적정한 규모라는 게 있는데, 회사당 최대 30~40조원 수준으로 본다"며 "2개사 등 소수 회사가 100조원 규모의 자금을 할당받아도 되는지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위탁 회사를 무작정 늘리기도 어렵다. OCIO는 자산배분과 투자 의사결정 권한을 소수의 외부 전문기관에 전적으로 맡기는 방식이다. 여러 회사를 선정하면 각 회사에 권한과 자금을 어떻게 나눌지가 모호해진다.
선정 회사를 늘릴수록 아이러니하게도 자산배분 권한은 기획처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OCIO 회사들은 정해진 자산군 범위 안에서 자금만 굴리게 돼 '일반 위탁운용'과 다를 게 없어진다.
이 전문가는 "한두 회사에 100조원대 자금을 맡기기도, 여러 회사에 권한을 쪼개 맡기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위탁 규모와 전담 운용기관 수, 권한 범위 등을 두고 기획처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금융투자 업계에선 기획처의 운용방식과 선정규모 등을 두고 벌써부터 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OCIO 사업자들은 대체로 기금이 별도의 전담 운용기관을 선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기금 규모와 자금의 성격, 지출 계획에 맞춘 섬세한 자산배분이 필요한데, 기존 투자풀에 섞어 굴리는 건 한계가 크단 이유에서다.
운용사 한 관계자는 "미래대응기금을 전담할 회사를 뽑는 게 적절하다"며 "기금 규모를 고려하면 3곳 이상을 선정해 자금을 나눠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연기금풀의 기존 주간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는 투자풀을 활용하는 게 유리하다. 미래대응기금이 투자풀에 들어오면 별도의 경쟁 없이 기존 주간사가 대규모 자금을 추가로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선 투자풀을 병행하더라도 주간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행 체제를 유지하면 기존 운용사 두 곳에 자금이 더 집중되고 다른 증권사들은 기회가 제한된다는 취지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기존 투자풀 자금만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을 제외하고 약 80조원인데, 미래대응기금까지 기존 양대 운용사에 맡기는 건 자금 쏠림이 과도하다"며 "새로운 자금으로 투자풀의 운용기관 수를 늘리면 경쟁을 강화하고 시스템의 안정성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mkshin@yna.co.kr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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