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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조원 채권 '돌려막기' 뒤에 중개사…금융위, BNK·다올증권 제재

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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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증권사 이어 중개사도 제재…위법거래 정상매매로 보이게 중개 판단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증권사 채권형 랩어카운트와 특정금전신탁(신탁)의 손실 돌려막기 거래를 중개한 증권사들이 금융당국 제재를 받았다.

지난해 위법 거래를 한 증권사들이 제재를 받은 데 이어, 이들 사이에서 거래를 연결한 중개사까지 조치 대상이 확대됐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정례회의에서 BNK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에 각각 과태료 10억원, 12억원을 부과하는 조치안을 의결했다.

◇만기 미스매칭 손실, 교체거래로 가려

사태의 발단은 랩·신탁 운용 증권사들의 '만기 미스매칭' 운용이다.

해당 운용 증권사들은 단기 상품인 채권형 랩·신탁을 판매하면서 장기금리 수준의 목표 수익률을 제시했고, 이를 맞추고자 계약 기간보다 만기가 긴 기업어음(CP)을 편입했다.

2022년 금리 급등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자, 운용 증권사들은 만기가 돌아온 고객에게 약정 수익을 지급하기 위해 해당 계좌의 채권을 고가에 팔고 다른 고객 계좌로 비싸게 사들이며 손실을 전가했다.

당국은 BNK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이 2022년 하반기부터 이듬해 중반까지 이 같은 위법 거래를 정상적인 채권 매매로 보이도록 중개했다고 판단했다. 두 회사는 신용등급과 만기가 비슷한 CP를 운용 증권사끼리 고가에 맞바꾸는 교체거래 등의 방식으로 거래를 연결했다. 두 회사를 거친 중개 거래 규모만 누적 150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거래에는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보다 낮은 금리가 적용됐다. 대상에는 여신전문금융회사 CP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 고위험 채권이 다수 포함됐다. 고위험 채권을 시세보다 월등히 비싼 가격에 매매한 셈이다.

다올투자증권은 KTB투자증권 시절인 2016년에도 CP 매매 관련해 불건전 영업행위 금지 위반으로 기관주의와 과태료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국은 다올증권이 이번에는 실질은 같지만 형태만 다른 교체거래 구조를 새로 짜고, 직접 거래 상대방을 찾아 내역을 별도로 관리한 것으로 파악했다. 위법 거래를 가장 많이 중개한 직원은 이 기간 해마다 30억원대의 성과보수를 받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다올투자증권은 다른 증권사에 맡겨둔 ABCP에서 평가손실이 나자 제3의 증권사를 거쳐 고가에 되사주는 방식으로 손실을 보전한 연계거래도 적발됐다.

◇운용 증권사는 '손실 이전', 중개 증권사는 '위법거래 은폐'

금융위는 지난해 3월 하나증권, KB증권 등 9개 운용 증권사에 300억원에 가까운 과태료를 부과하고 이 중 8곳에 기관경고를 내렸다.

당시 업무 일부 정지까지 거론됐으나, 레고랜드 사태 이후 신용경색 등 시장의 특수성과 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 강화 노력을 고려해 제재 수위가 낮아졌다.

운용 증권사들에 적용된 혐의는 '제3자 이익도모 금지 회피 목적의 투자일임·신탁재산 간 연계거래'였다. 자기 고객 계좌 사이에서 손실을 직접 옮긴 당사자로 판단한 것이다.

이번 중개사들에는 '투자자의 위법한 거래를 감추기 위한 부정한 방법 사용 금지' 조항이 적용됐다. 손실 이전의 주체가 아니라, 운용 증권사들의 위법 거래를 정상 매매처럼 보이도록 도운 역할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번 조치 의결로 채권 랩·신탁 불법 거래 제재는 일단락되는 수순이다.

한편 두 회사는 올해 들어서도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로부터 잇따라 제재를 받았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5월 일반투자자에게 고위험 채무증권 매매를 권유한 불건전 영업행위로 과태료 1억4천만원을, 6월에는 차입공매도 주문 시 공매도 호가표시 위반으로 과징금 10억1천600만원을 부과받았다.

BNK투자증권은 지난 3월 프로그램매매 호가표시 위반으로 거래소 약식제재금 1천300만원을 냈다. 앞서 2021년에는 BNK금융지주 유상증자 과정에서 소속 직원의 주가 시세조종과 관련해 법원에서 벌금 5천만원을 선고받았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BNK투자증권 관계자는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여의도 전경, 여의도 증권가 모습

kslee2@yna.co.kr

https://naver.me/FWTyo6Jc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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