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자본비율 관리 등에 초장기물 투자수요 부진
WGBI 11월 편입 마무리…본드포워드 연계 해외 수요도 주시
美 장기금리 상승 전이 가능성까지 금통위서 집중 점검
(서울=연합뉴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8.27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국고채 30년물 등 초장기 구간의 금리 상승을 두고 매수 기반 약화에 대한 우려가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도 확인됐다.
보험사의 자본비율 관리 등에 따른 투자수요 부진이 초장기 금리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 데 이어, 장기금리 상승이 본드포워드와 연계된 해외 상업은행의 초장기 국고채 매수까지 약화시킬 가능성이 거론됐다.
오는 11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해외 장기투자자 자금 유입이 시장금리 안정 여부에 달려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미국발 장기금리 상승의 국내 전이 가능성까지 논의되면서 금통위원들의 장기물 수급에 대한 경계감이 두드러졌다.
17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8월 27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이 7월 기준금리 인상이 채권시장에 미친 영향을 평가해달라고 질의하자 관련 부서는 10년물 이상 장기 국고채는 통화정책 기대 외에 수급 요인까지 가세하면서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컸다고 답했다.
특히 "30년물 등 초장기채의 경우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보험사의 자본비율 관리 등에 따른 투자 수요 부진이 지속된 것도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상당 부분 선반영되면서 3년물 금리의 상승폭은 제한됐지만, 장기와 초장기 구간에서는 수급 문제가 금리 상승을 증폭시킨 셈이다.
◇ 장기금리 오르면 본드포워드 연계 수요도 약화
금통위의 관심은 보험사의 직접 매수뿐 아니라 본드포워드와 연계된 해외 투자자의 수요로도 향했다.
한 위원은 WGBI 편입이 오는 11월 마무리되는 상황에서 장기금리 상승으로 국내 보험사의 본드포워드 거래와 연계된 해외 상업은행의 초장기 국고채 매수도 부진해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외국인 채권 수요 약화 가능성에 유의해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해달라고 당부했다.
WGBI 자금 자체는 아직 원활하게 들어오는 것으로 평가됐다.
관련 부서는 7월 투자여건 악화로 WGBI 관련 자금 유입이 다소 둔화했지만 8월 들어 유입 규모가 다시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으며, 이러한 흐름이 편입이 마무리되는 11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 부서는 WGBI 편입 완료까지 관련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시장금리가 안정된다면 해외 중앙은행 등 장기투자자(real money)의 대기성 자금도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바꿔 말하면 WGBI 편입 이후 새로운 장기자금의 유입에는 금리 안정이 중요한 조건인 셈이다.
◇ 美 장기금리 상승 국내 전이도 경계
초장기물의 부담은 국내 수급에만 그치지 않는다.
한 위원은 미 국채금리가 장기물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재정여건 악화와 하이퍼스케일러의 회사채 발행 확대 등을 감안하면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거나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 국채금리 상승이 국내 금융·외환시장으로 전이될 위험을 질의했다.
관련 부서는 미 국채금리 상승으로 하이퍼스케일러의 조달비용이 높아져 투자가 위축될 경우 국내 반도체 기업의 수출과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금리 전이 경로에 대해서는 실물경제와 통화정책 경로가 주로 기대 단기금리에 영향을 주는 반면, 글로벌 포트폴리오 조정이나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는 기간프리미엄을 통해 국내 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미 10년물 국채금리 간 상관계수가 상당폭 높아졌고, 시변계수 VAR 모형에서도 미 국채금리가 국고채에 미치는 영향력이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특히 과거에는 통화정책 긴축기에 미국 금리의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 빅테크 회사채가 국채금리 밀어올리는 '역구축효과'
미국 장기금리의 상승 배경을 둘러싼 논의도 이어졌다.
한 위원은 미 재무부가 국채 바이백 규모를 확대했음에도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효과가 제약적이라는 시장 평가를 소개하면서, 확장적 재정정책과 AI 투자 붐 등에 따른 구조적인 자금조달 수요 증가가 실물경제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질의했다.
관련 부서는 최근 AI 관련 글로벌 민간기업의 회사채 공급 확대가 국채금리를 끌어올리는 '역구축효과(reverse crowding-out effect)'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투자 급증 자체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미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를 두고도 장기금리 상승의 구조적 원인인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제시됐다. 한 위원은 바이백 과정에서 단기금리가 상승하면 오히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지적했다.
◇ WGBI 이후 누가 살까…금통위도 수요 기반 주시
이번 의사록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금통위원들이 초장기물 금리 상승을 단순히 기준금리 인상의 결과로만 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험사의 자본비율 관리 등에 따른 투자수요 부진이 이미 초장기 금리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금리가 더 오르면 본드포워드와 연계된 해외 상업은행의 매수까지 약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WGBI 편입 자금은 오는 11월까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후 해외 장기투자자의 저가매수가 들어오기 위해서는 시장금리 안정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여기에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 기간프리미엄을 통해 국내 장기금리에 전이될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초장기물 시장에서는 금리 수준 못지않게 '누가 받아줄 것인가'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smjeong@yna.co.kr
정선미
smjeong@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