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및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돼있다. 지난 19일 SK하이닉스는 이사회를 열어 자기주식 취득·소각 안건을 의결하고 주주환원 계획을 공시했다. 2026.8.20 cityboy@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정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두산에너빌리티, 로보티즈까지 국내 대표 상장사를 한 자리에 모아 해외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사실상의 '국가 IR'에 나선다.
정부의 자본시장·기업지배구조·외환시장 개혁과 기업의 투자 스토리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방식이다.
일본의 '재팬 위크(Japan Weeks)'와 대만의 '타이완 위크(Taiwan Weeks)'에 이어 한국도 아시아 자본시장 간 글로벌 자금 유치전에 뛰어드는 셈이다.
17일 금융당국과 자본시장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오는 28일부터 내달 16일까지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Korea Premium Weeks) 2026'을 개최한다.
42개 기관과 55개 상장사가 참여해 25개 안팎의 행사를 열기로 했다.
그간 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이 따로 열던 행사를 특정 기간에 집중시키는 첫 시도다. 올해를 시작으로 정례화한다.
◇일본은 '개혁', 대만은 '반도체'
한국보다 먼저 국가 차원의 자본시장 IR에 뛰어든 곳은 일본이다.
일본 금융청은 2023년 재팬 위크를 시작했다. 올해 4회째로 오는 10월 26~30일을 핵심 주간으로 전후 수주간 행사를 집중한다.
재팬 위크의 특징은 특정 기업보다 '달라진 일본 시장'을 세일즈한다는 점이다.
2천200조엔이 넘는 가계 금융자산을 투자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기업지배구조 개혁과 자본효율 개선, 자산운용업 고도화 등을 '자산운용입국'이라는 하나의 스토리로 묶었다.
자산운용입국은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 투자신탁, 채권 비중을 2040년까지 40%로 키우는 것이 골자인 일본 정부 정책이다.
올해도 성장자금과 기업지배구조, 대일 투자, 사모·대체투자, 핀테크, 지속가능금융 등을 다룬다.
금융청이 주도하되 노무라·MUFG·다이와 등 민간 금융회사의 글로벌 콘퍼런스까지 하나의 우산 아래 모으는 방식이다.
일본 증시 역시 최근 수년간 기업의 자본효율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를 발판으로 재평가를 받아왔다.
2025회계연도 일본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대만의 카드는 더 선명하다.
TSMC를 정점으로 한 반도체 산업 경쟁력이다.
대만 금융감독관리위원회(FSC)는 지난해 처음 타이완 위크를 열어 반도체 중심의 산업 경쟁력을 아시아 자산운용 허브 전략으로 연결했다.
금융혁신과 ESG, 기업지배구조뿐 아니라 ETF 투자 박람회와 '아시안 나스닥' 구상까지 프로그램에 담았다.
대만 증시의 강력한 반도체 경쟁력도 국가 IR을 뒷받침한다.
이달 TAIEX는 AI 대형주를 중심으로 조정을 받기도 했지만 지난 14일 4만7천326으로 11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거래 계좌 수도 최근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한국은 '정책+기업'…삼전닉스 넘어 방산·로봇·금융까지
한국의 첫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는 일본과 대만을 벤치마크했지만 방식은 조금 다르다.
일본이 기업개혁이라는 '제도'를, 대만이 반도체라는 '산업 생태계'를 앞세운다면 한국은 정부의 제도개혁과 상장기업 IR을 직접 결합한다.
첫날인 28일 정부가 자본시장 개혁과 기업지배구조 개선, 외환시장 개혁을 설명하고 바로 다음 날 국내 대표 상장기업들이 글로벌 기관투자자를 만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뿐 아니라 두산에너빌리티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신한금융지주, 로보티즈 등이 참여한다.
반도체에 머물렀던 '한국 증시의 얼굴'을 바이오와 원전·전력, 방산, 금융, 로봇까지 넓혀 보여주겠다는 구성이다.
상장사와 기관투자자의 일대일 미팅에 더해 국내외 연기금과 국부펀드, 글로벌 롱펀드·헤지펀드 10여곳이 참여하는 비공개 라운드테이블도 예정됐다.
골드만삭스와 블랙록, 뱅가드, 나스닥, S&P 등 글로벌 금융시장 주요 인사들도 한국을 찾는다.
둘째 주에는 코스닥·코넥스 기업 IR과 벤처투자 회수시장으로 무대를 넓힌다.
마지막 주에는 증권사·운용사의 시장 전망과 글로벌 채권 포럼을 연결한다.
개인투자자도 포함했다.
퇴직연금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장지수펀드(ETF), 2030세대 자산형성까지 다룬다.
해외 기관뿐 아니라 상장·벤처기업, 채권시장과 개인 자산형성을 한 행사에 담은 셈이다.
◇코스피 7,000…이제 '왜 사야 하나' 답할 때
올들어 9,000선을 웃돌았던 코스피는 최근 중동발 유가 급등과 금리 불안, 인공지능(AI) 관련주 변동성에 7,000선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증시가 올해 두드러진 성과를 낸 시장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크지 않다.
문제는 지수가 오른 것과 한국 증시가 구조적으로 재평가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주주환원 계획을 내놓고 국내 기업의 자사주 매입도 크게 늘었지만, 해외 투자자의 시선에는 지배구조와 이사회 독립성, 자본배분을 둘러싼 숙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첫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가 설명해야 할 대상도 단순한 '코스피 7,000'이 아닌 이유다.
일본이 자본효율과 지배구조 개혁으로 '일본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만들고, 대만이 TSMC를 중심으로 반도체 경쟁력을 금융산업으로 확장한다면 한국 역시 최근 상승장이 반도체 호황에 그치지 않는다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방산·원전, 바이오, 금융, 로봇까지 55개 기업을 한자리에 세우는 것도 결국 '한국을 왜 사야 하는가'에 답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일본, 대만의 움직임과 맞물려 정부가 꽤 공을 들인 행사로 안다"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라는 이름 그대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넘어 해외 투자자가 한국 자산에 더 높은 값을 지불할 수 있는 근거를 보여주는 것이 첫 국가 IR의 핵심"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90.71포인트(1.37%) 오른 6,717.97에 장을 마치며 5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3.57포인트(0.44%) 오른 815.98에 거래를 마치며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2026.9.16 jjaeck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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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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